■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차영록 연구사

바이오매스 활용기술로 친환경소재산업 발전 초석
리그닌으로 UV 생분해성 필름과 전극소재도 개발
지구환경 보전과 농가소득 증대 등 ‘두마리 토끼’

▲ 차영록 연구사

바이오매스 활용연구는 초보단계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큰 이슈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농촌진흥청은 오래 전부터 농업 바이오매스(태양에너지를 받은 식물과 미생물, 광합성으로 생산되는 식물체)나 농업부산물을 석유자원을 대체할 산업소재로 활용 가능한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는데, 바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부가가치 향상에 따른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하자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이오매스를 고부가가치 바이오화학 산업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부분 아직 연구단계입니다. 따라서 신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미래 첨단농업연구분야는 산업체와 연계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최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소재 분야가 어느 때보다 각광받고 있습니다. 바이오매스 전환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로서 보람이 큽니다. 농업과 산업이 융합한 첨단농산업으로 농업 바이오매스 기반의 바이오화학산업 국제경쟁력이 높아질 날이 멀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생활 편의를 위해 쓰이는 에너지, 플라스틱, 섬유, 화장품 등 모든 재료들은 석유화학 기반이었지만, 이제 가까운 미래에는 농업 바이오매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겁니다.”

바이오매스로 탄소중립 기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차영록 연구사(56)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바이오화학 소재 기반기술 개발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연구자다.
차 연구사는 그동안 ‘바이오매스 부산물인 흑액으로부터 리그닌(식물의 조직을 지지하는 중요한 구조 물질 중 하나) 미세입자를 제조하는 방법’ 등 특허출원만 10건에 이른다. 또한 학술분야에서도 ‘흑액으로부터 열수공정 기반의 리그닌 미세입자 추출 및 물리화학적 특성 구명’ 등 50건 이상의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차 연구사의 이 같은 연구 성과는 ‘2021 농업기술대상 우수과제상’, ‘2019 농업기술대상 연구대상(우수상)’ 등 다양한 수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섬유질계 바이오매스는 1700억∼2000억 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농업 바이오매스를 바이오연료나 친환경 바이오화학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지요. 제 연구의 시작도 섬유질계 바이오매스로부터 분리한 리그닌을 이용해 자외선 차단기능을 지닌 생분해성 플라스틱 필름과 탄소 전극소재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하고자 했습니다.”

부산물 리그닌이 고부가가치 원료로...
농업 바이오매스를 바이오화학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을 추출하는 공정이 필요한데, 차 연구사는 바이오매스로부터 셀룰로오스 등 주요 성분을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초기에는 바이오연료 생산에 필요한 발효당 제조를 위해 셀룰로오스 추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리그닌은 부산물로 취급됐었는데, 그런 리그닌을 고부가가치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 차 연구사는 우선 바이오매스로부터 리그닌을 분리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리그닌 추출을 위해 유기용제나 알칼리 혼합 용매를 고온고압에서 반응시켜 액상으로 용해된 리그닌을 분리하는 방법을 최적화했습니다. 보릿짚 1톤에는 리그닌이 평균 188㎏이 함유돼 있는데, 제 연구에서는 135㎏의 리그닌 추출(회수율 72%)이 가능했습니다. 또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리그닌 2%를 첨가해 0.16㎜ 두께의 필름을 제조했을 때, 자외선 차단지수가 탁월했습니다. 억새에서 추출한 리그닌으로 에너지저장용 전극소재도 개발했는데, 슈퍼커패시터(초고용량 축전지로서 전기자동차 등 전기저장장치의 전극소재) 활성탄 제조 시 화학약품(KOH) 사용량을 기존대비 2배 정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석유화학제품 대체할 날 머지않아
세계 최고수준의 슈퍼커패시터용 활성탄(비표면적 2800㎡/g)을 국내 출연기관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쾌거를 이룬 차영록 연구사. 그는 또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에 자외선차단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첨가제를 개발하고, 연료전지 등 전극소재용으로도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이 수립돼 있고, ‘화이트바이오산업’ 분야에서는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을 위한 연구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특히 리그닌은 바이오매스의 약 20%를 차지하는 자원으로 다양한 분야의 화학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첨단 신소재 개발과 국산화는 신규시장 개척과 국제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존 석유화학제품을 대체할 초대형 바이오화학 시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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