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유농업이 뜬다 - 경기 평택 초록미소마을

경기도의 가장 큰 평야지역인 평택은 벼 재배를 많이 하는 고장이다. 평택시 오성면의 농업회사법인 초록미소마을 30여 명의 조합원은 쌀겨를 활용한 치유농업으로 마을기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운영 13년차를 맞이한 초록미소마을 조병욱 대표를 만나 마을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초록미소마을 조병욱 대표(사진 맨 왼쪽)와 조합원들

면역력 높이는 ‘쌀겨발효찜질’ 체험객에 인기
전문가 컨설링 통한 치유프로그램 개발돼야

쌀겨 활용한 치유농업 전파
조병욱 대표는 정부에서 양곡관리법을 통해 쌀 수급을 조절해주고 공익직불금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쌀값이 낮아 소비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이에 쌀 수확 과정에서 발생하는 쌀겨를 농업의 6차산업으로 연계해 농가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찾은 것이 초록미소마을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라고 한다.
초록미소마을은 정미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유기농쌀을 도정해서 나온 쌀겨를 발효시킨 효소발효찜질로 도시민들에게 특별한 농촌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는 암환자 치료요법으로 온열치료를 인위적으로 해왔습니다. 저희는 자연에서 얻은 쌀겨를 발효시켜 항산화물질을 만들고, 도시민들의 냉방병을 개선해주는 치유농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병욱 대표는 감기에 걸리면 체온을 높여 바이러스를 몰아내야 회복할 수 있다면서, 건강을 위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 대표는 쌀겨효소찜질이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오미크론에 걸리면 인후통을 유발한다고 해요. 면역체계를 개선하면 코로나19에 걸려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거라고 봅니다.”
또한 조 대표는 여성 고객에게 효소찜질로 생리통이 개선되는 효과를 전해들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초록미소마을은 아기동물농장을 조성해 힐링가든체험과 두부만들기, 쌈장만들기 등 농촌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쌀겨를 발효한 흙으로 운영하는 쌀겨효소찜질

전문성 필요한 마을기업
“주민들은 마을기업을 하면 지원금이 들어오니까 좋아하는데, 막상 운영해보면 지속 가능의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주민 간 분란이 일어나는 마을기업도 많이 봤고요. 우리 마을은 어떻게 하면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조 대표는 마을기업의 수익을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 합리적인 운영을 해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초록미소마을기업은 7명의 실무자들이 운영한다. 이중 주민은 3명이고 4명은 지역으로 유입된 전문가로 구성돼있다.
“마을기업은 각 분야에서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평택에는 미군기지가 있고 외국인 손님이 있어서 영어 가능자가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마을기업은 고령화된 농촌에서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 대표는 장기적으로 마을기업이 성장하려면, 고령주민의 역량강화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을기업이 설립되면 주민 역량강화에 집중하지만 주민들을 단기간에 바꾸기엔 어려움이 많습니다. 어르신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어르신들은 오랜 세월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젊은 사람보다 배로 더 많아 새롭게 바꾸기보다는 사회적 존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르신들의 철학을 존중하면서 어우러져야 마을기업이 장수하는 길이라고 조병욱 대표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을 존중할수록 어르신들이 더 마을기업에 관심을 갖고 도와주려고 다가온다고 했다.
“초록미소마을은 여성친화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보건복지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을 실시하면서 운영해나가고 있습니다. 마을기업이 활성화되면 젊은 사람들도 농촌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상황에 따른 대안 마련해야
마을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고객이 일정수준 방문해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데, 3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농촌지역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조류 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인수공통 감염병이 아닌데도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에서 발생지를 방문하지 말라고 통제합니다. 교육청에서도 학교를 통제하니 농촌체험학습을 운영하는 6차산업 농가들은 피해를 보게 됩니다.” 

13년 동안 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조병욱 대표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마을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나갔다고 한다.
“학교 단체학습보다는 개인이나 가족단위도 만족할 수 있도록 체험프로그램을 수정했습니다.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6차산업 농가들은 계속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병욱 대표는 농촌프로그램에 전문가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협심하면 다 잘 될 거라는 의욕이 앞서는데, 국내에 컨설팅업체들이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지역에 맞춘 방향을 제안하는 뒷받침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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