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기획 – 탄소중립 이렇게 실천한다 : 폐현수막의 장바구니 변신

농촌에서 현수막은 마을의 대소사를 알리는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다. 농촌에서도 탄소중립 2050 계획에 발맞춰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움직임에 농촌여성들이 앞장선 가운데 충남 청양에서 생활 실천방법의 일환으로 폐현수막을 장바구니와 농작업용 보자기, 수확용 앞치마로 구체화해가는 최덕현씨(한국생활개선청양군연합회 전 면회장)를 만나봤다.

▲ 충남 청양 최덕현씨는 폐현수막을 활용해 장바구니, 보자기를 제작하고 나눠 주민들의 탄소중립 실천을 도모하고 있다.

가볍고 빨리 마르는 현수막 원단 특징에 착안
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보자기, 지역주민에 인기

폐현수막을 생활용품으로 제작
청양에서 최덕현씨는 폐현수막 수집가로 소문나있다. 지역행사 소식이 있으면 가장 먼저 현수막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햇빛을 본 현수막은 부식된 상태라서 쉽게 찢어져 재사용하기 어렵고, 관공서 강당에서 행사를 위해 사용한 현수막은 새거나 다름없어 요긴하게 쓰고 있어요.”
최덕현씨가 현수막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20여 년 전 청양군농업기술센터의 규방공예연구회 ‘한땀각시’에 활동하면서다. 천을 떼 오는 평범한 방식으로 공예를 시작했다는 최덕현씨. 손재주가 일취월장해가면서 최 씨는 재활용 원단으로 현수막을 눈여겨보게 됐다고 한다.
“청양고추구기자축제에서 비닐봉지가 아닌 직접 만든 장바구니에 농산물을 담아 판매하면서 입소문이 났어요. 면민체육대회가 열렸을 때 사람들에게 현수막으로 직접 제작한 장바구니를 기념품으로 제공했죠. 10여 명의 비봉면생활개선회 회원들과 장바구니 200개를 만들어 준비한 날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면민체육대회에서 최 씨의 장바구니를 받고 신난 마음에 춤추는 주민의 모습이 지역신문에 남기도 했다. 최 씨가 무료봉사로 장바구니를 제작하는 이유는 주민들의 기쁨이 보람으로 돌아와서다.
집에서도 최덕현씨는 비닐봉지를 여러 번 재사용하는 습관으로 남편과 실랑이를 할 정도라고 한다.
“비닐을 한 번 쓰고 버리면 깔끔한데, 집안에 보관하니까 살림살이가 많아 보이긴 해요. 그래도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을 안 하려고 생활에서부터 실천합니다.”

농사에 현수막 용품 쓰임 많아 
청양군농업기술센터와 면사무소 관계자들은 현수막을 모아놨다가 최덕현씨에게 전달해준다고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줄어 덩달아 현수막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대량 제작은 접어두고 지인들에게 장바구니를 선물하고 있다는 근황도 전했다.
“현수막은 각양각색이에요. 장바구니로 만들 때는 현수막에 적힌 글자보다는 단체의 마크를 중앙으로 올 수 있게 재단합니다.” 
최덕현씨는 장바구니 외에도 간단하게 작업할 수 있는 보자기도 만든다. 미싱으로 현수막을 정사각형으로 이어 돗자리처럼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자기는 농사지을 때 활용도가 높아요. 이전에는 바닥에 신문지나 폐지를 깔았는데, 현수막으로 만든 보자기를 사용해 선별작업 하니까 질감이 튼튼해서 좋다고 더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죠.”
보자기는 또 자동차매트로 활용성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물건을 실어 지저분해지기 쉬운 트렁크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현수막 원단은 가볍고 세탁이 쉬워 현수막으로 만든 용품들도 부담 없이 쓰기 좋다고 최덕현씨는 말했다.
“올해 생활개선청양군연합회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으로 현수막을 재활용한 용품 만들기가 거론된다고 해요. 기회가 된다면 배운 것을 회원들과 나누면서 현수막의 매력을 널리 전하고 싶어요.”

■미니인터뷰 – 청양군농업기술센터 김경아 생활자원팀장
“현수막 재활용교육 추진합니다”

▲ 김경아 팀장

비봉면생활개선회는 현수막 재활용 활동을 통해 줄곧 환경을 생각한 생활실천을 선도해주셨다. 최덕현씨는 재봉틀을 손쉽게 다루고 꼼꼼한 솜씨로 무엇을 만들어도 쉽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것 같다. 올해도 탄소중립 실천에 생활개선회가 앞장서 해주니까 감사한 마음이다.
현수막 재활용이 비봉면에서 처음 시작한 만큼 나아가 작업용 앞치마 등으로 현수막 활용을 넓혀 농촌여성의 실생활에 도움 되는 교육을 구상하고 있다. 최덕현씨를 강사로 초빙해 탄소중립 캠페인을 이끌어 나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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