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222)

약 반세기 전인 1974년부터 1978년까지 5년간 미국 ABC-TV에서 <6백만 불의 사나이(The six million dollar man)>란 드라마를 제작 방영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양방송(TBC)이 1976년부터 2년간 수입 방영했었다.

우주계획 테스트 파일럿(스티븐 오스틴)이 추락사고로 커다란 부상을 당하자, 미 공군 연방특수수사국은 왼쪽 눈, 오른쪽 팔, 두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그를 ‘사이보그 인간’ 요원으로 개조시킨다.

눈은 20배 줌과 열 감지 센서, 야간 적외선 투시능력을 가졌다. 팔은 자동차를 번쩍 들어올릴 정도의 불도저급 힘을 보유하고, 손끝은 회로검사기능을 가진 센서로 작동한다. 다리는 주행속도가 시속 96km(60마일).
이와 같은 모든 힘의 동력원은 원자력이다.
이처럼 생체공학 인간으로 개조시키는데 들어간 총 비용이 6백만 달러(지금의 환율로 계산하면, 약 380억 원). 해서 ‘6백만 달러의 사나이’였다.

#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에서 유전자 조작 미니돼지의 심장을 사상 처음으로 사람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해 모든 세계인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기쁨을 안겨줬다. 그런데 돼지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57)이라는 이 환자가 34년 전 사람을 흉기로 찔러 죽게 한 흉악범임이 피해자 유가족에 의해 밝혀져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이번 돼지 심장 이식수술의 경우, 장기 이식의 최대 난제인 면역거부반응이 없도록 유전자가 변형된 돼지 심장을 말기 심장병 환자에게 이식해 성공함으로써 미니돼지가 장기 이식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4만3182명이나 된다. 이를 장기 별로 보면, 신장이 약 40%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간, 조혈모 세포, 안구, 췌장, 심장 등의 순서다.
이중 대기시간이 가장 긴 것은 안구(각막 포함)로 특히 각막은 사후에만 기증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평균 8년1개월을 기다려야 이식받을 수 있다.

# 그러면, 그렇게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인공 장기 개발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눈의 인공 각막을 비롯해서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장기와 비슷하게 장기유사체를 배양한 간, 방광, 폐, 심장과 뇌, 그리고 환자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면역 거부반응 문제를 해결한 인공 근육, 모낭과 피지선까지 재현한 인공피부에 이르기까지 이제 거의 모든 인간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대체장기 개발에 따른 숙제도 많이 남아 있다. 아무리 대체 이식할 장기가 훌륭하다 하더라도 내 몸에 맞지 않을 수 있어 부작용 없는 장기의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그 대체장기를 받아들일 몸체가 튼튼해야 한다. 건강해야 우리 눈앞에 온 인공 장기 대체이식 시대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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