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갑을 넘긴 내 어머니는 부쩍 딸 낳길 잘했다는 말씀을 자주 한다. 옆에서 드라마 얘기하고, 식사 준비 돕고, 목욕탕 같이 다니는 딸이라 그런지 편하고 좋은가보다.

농촌에서도 멋있는 모녀농부를 취재하게 되면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농업에 접목할 수 있다면 열심히 교육 듣고 재수강도 마다 않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농촌여성과, 그런 어머니와 협력해 트렌디한 감각을 더해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아이디어를 전하는 여성 후계자를 보면 여러 방면으로 모녀들의 소통은 원활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청년 여성농업인에 맞춘 정책은 여성가족부에서도, 농업 관련기관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농촌이 고령화됐고,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상황에서 여성들이 힘을 뭉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

SNS에서 농사짓는 모습을 콘텐츠로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모녀는 대화를 통해 힘든 부분을 털어놓고 힘들 때마다 가장(家長)이 돼준다.

섬세한 감각과 유행을 민감하게 인지하는 젊은 여성이 농촌에 들어와 힘을 합하고, 그 에너지가 농업농촌에 새로운 원동력이 돼야한다. 이를 위해 농촌여성을 위한 활동무대가 더욱 다양화돼야 한다. 미래농촌에는 멋진 젊은 여성들이 더욱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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