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농기계 등 요소 관련제품 타격

수입선 다변화 통한 안정공급 시급

미·중 패권 경쟁의 여파가 요소수 품귀 사태로까지 이어지면서 물류대란과 함께 관련 산업의 큰 피해가 현실화됐다. 미·중 갈등 상황에 호주가 미국 편을 들면서 호주와 중국의 무역분쟁이 시작됐고,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중국이 자국의 전력난에 따른 석탄값 급등으로 석탄이 원료인 요소 생산을 줄이면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차량용 요소수 제조의 97%를 중국에서 수입하던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아 물류대란을 겪고 있고, 요소가 원료인 비료는 물론, 요소수가 필요한 대형 농기계에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개최해 비료와 농기계 요소수 상황을 점검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동계작물 재배 등에 필요한 요소비료 수요량보다 이미 확보한 완제품 물량이 더 많고, 내년 2월까지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공급 가능물량(9만5천 톤)도 예상 수요량(4만4천 톤)보다 많아 당분간 공급부족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 이후의 소요 예상물량 조기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비료 구매가격에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연동해 반영하고, 계약단가를 연중에서 분기별 조정방식으로 변경해 비료회사의 원자재 확보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아울러 요소 수입선을 중동국가 등으로 다변화하고, 재정당국과도 원료구매자금 지원 확대, 할당관세 지속 적용 등을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요소수 농기계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현재 요소수가 필요한 농기계는 농가가 보유한 전체 트랙터와 콤바인의 4.6%,12.5%에 불과하고, 특히 콤바인의 경우, 벼 수확이 종료돼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안도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사료용 볏짚 수거에 필요한 트랙터가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 요소수가 들어가지 않는 2016년 이전 생산 트랙터 보유 농가를 파악해 필요 농가와 연계해줄 계획이다. 또한, 농협은 농작업 대행서비스사업을 통해 요소수 부족 농가의 농작업을 우선 지원하고, 농기계임대사업소를 통한 농기계 임대 신청 시 요소수 부족으로 애로를 겪는 농가에 우선 임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뾰족한 방안이 아직 없어 관련 업계와 국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농민들도 사태 해결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중국과 수입재개 협상을 통한 조속한 요소 수입과 수입선을 다각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여러 경로의 수입선을 마련하고, 요소수 국내 생산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간 국제정세와 이해당사국간 마찰로 전 산업이 큰 영향을 받아왔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자 한국관광과 한국제품 판매 금지 등 경제보복을 가했고, 위안부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무역규제로 우리의 첨단산업이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전 세계가 글로벌화 되면서 자국이익 우선주의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영원한 우군도, 적군도 없고, 오직 상호이익에 따라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그렇기에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자립과 이를 위한 정부의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원자재 예속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 마련에 모두의 지혜와 노력을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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