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이경옥 성남시연합회장

경기도 성남시는 급속한 도시화에도 농업의 가치를 존중하고 육성하고 있다. 성남시민농원을 비롯해 도시농업전문가 육성, 가을걷이 한마당 등 대도시에서 농업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고, 특히 생활개선회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여러 지원을 통해 생활개선회는 지역에 온기를 불어넣으며 대표 여성농업인단체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에도 나서고 있다.

▲ 이경옥 회장은 도시화가 진전되는 곳일수록 농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공익사업 수행하며 지역에 존재감 높여
보다 개방적인 생활개선회 체계 확립에 최선

공익사업 펼치는 생활개선회
성남시연합회는 올해 성남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로부터 지역발전운영자금 지원대상에 선정되며 코로나19로 주춤해진 지난해 몫까지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성남시민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익적 사업을 펼치는 단체가 대상으로 자부담을 포함해 500만 원의 예산을 받게 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외활동 자체가 불가능해져 수익사업을 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묘안이 농협에서 하는 지원사업이었어요. 올해는 불우이웃을 더 돕자는 취지로 코로나19로 정말 어려운 처지의 한부모 가족을 위해 정성스레 반찬을 만들어 전달했어요. 성남에서 키운 친환경농산물을 직접 사 회원들과 만들어 드렸는데 오랜만에 한 행사라 그런지 하면서 힘든 줄도 모르고 오히려 힐링의 시간이 됐어요.”

지난 5월 성남시연합회는 한부모 가족에게 여름김치와 장아찌, 상추 등을 상자에 담아 ‘사랑 가득찬(饌) 희망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더 의미가 있었던 건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운 전통음식교육을 십분 활용했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올해 봉사경험을 바탕으로 생활개선회가 공익사업을 훌륭히 해낸다는 점을 내세워 내년에는 1000만 원까지 예산을 더 늘려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발전 운용자금 지원은 최대 한 단체에 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회원들과 잡음없이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란 이경옥 회장.

재도약하는 2021년
성남시연합회는 최근 큰 변화가 있었다. 산하에 있던 규방공예연구회와 우리음식연구회를 분리시켰다. 기존에 생활개선회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모든 시민의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힌 것이다.

“성남도 그렇고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생활개선회가 비슷한 고민을 할 텐데 농업인에만 회원자격을 주면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성농업인과 관심있는 도시여성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만 농업의 외연이 넓어지고 생활개선회도 100년 이상 가는 단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농업기술센터 역시 생활개선회와 연구회에 이중으로 지원한다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투명한 지원을 할 수 있어 정관개정을 적극 지지했다. 회원자격을 넓힌다는 게 생활개선회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단 오해도 일부 있었지만 소통의 과정을 통해 이를 불식시켰다.

우리음식연구회에 오랫동안 소속해 있으면서 회장까지 지낸 이경옥 회장은 현재 강사로 다양한 곳에서 섭외가 올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장은 그래서 이같은 교육을 많은 시민들이 받게 된다면 농업기술센터 위상도 올라가고, 동시에 생활개선회 존재감도 커질 것이란 판단이다.

“전통은 고수한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더라구요. 계속 개선시키고 발전시켜야만 생명력이 길어진다는 진리를 전통음식에서 얻었어요. 그리고 우리 여성들이 소득사업으로도 딱이라 관심을 갖는 시민들이 의외로 많아요. 앞으로 다양한 경력의 여성들이 모이는 장이 됐으면 좋겠네요.”

이경옥 회장의 경험처럼 전통은 무작정 지킨다고 이어지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사람들과 가치를 공유하며 어우러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내놔야 한다. 그 중심에 생활개선회가 있다면 100년 이상 가는 단체가 될 수 있다는 이경옥 회장의 믿음은 뿌리가 단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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