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밥상 -‘자연스럽게 먹습니다’저자 이정란이 전하는 10월의 텃밭& 요리 이야기

가을볕에 ‘묵나물’ 만들기 좋은 날씨
말린 채소는 비타민D 보충에 제격

한로(寒露)는 10월8일 즈음으로 찬이슬이 내린다는 뜻이다. 아침저녁으로 가을의 냉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지지만, 한낮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바람마저 상쾌한 날씨를 보인다.
텃밭에는 지난 여름에 씨앗을 뿌린 무, 배추, 쪽파, 갓 등의 수확을 앞두고 있고 쑥갓, 당근, 시금치, 루꼴라, 가을열무, 근대, 아욱 등은 자라는 데로 거둬 먹는다. 말린 새우를 넣어 아욱된장국을 끓이는 날이면, 이 시기에 먹는 아욱국은 ‘사립문을 닫고 먹는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상강(霜降)은 10월23일 즈음이며 서리가 내린다는 뜻이다. 가을의 끝에 있는 마지막 농번기로, 겨울 농사를 준비하는 이들은 밀, 보리, 마늘을 파종해야 하는 시기다.
10월은 선선한 바람과 함께 햇살도 강하니 채소 말리기에 좋은 시기다. 가지, 애호박, 무청이나 배춧잎, 고춧잎, 토란대, 고구마줄기 같은 텃밭채소, 취나물, 고사리 같은 산나물을 말리거나 데쳐서 말린 나물을 ‘묵나물’이라고 한다. 호박 말린 것은 호박고지라 하고, 가지나 무를 말린 것은 말랭이, 무청이나 배춧잎 말린 것을 시래기라고 한다.

무청을 말릴 때는 햇빛에 말리지 말고 살짝 끊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서 그늘에 말리면 누렇게 뜨면서 쉽게 바스러지는 무청이 아닌 파르스름한 색상의 고운 무청이 된다. 무청을 이용할 때는 쌀뜨물에 하룻밤정도 담가뒀다가 삶아내 여러 번 헹궈주면 묵나물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잡고 부드러운 무청을 이용할 수 있다. 

무말랭이는 채수를 만들 때 사용하거나 차로 마셔도 좋다. 대부분의 묵나물은 식이섬유가 많아 장운동이 되고 변비를 예방하며, 칼륨이 풍부해서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 부종을 개선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무엇보다 채소를 햇빛에 말릴 경우, 우리 몸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다.비타민D는 음식과 햇빛을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데, 바이러스나 세균에 맞서는 면역력을 키워준다. 요즘같이 면역력이 중요한 시기에 가을 햇살 받은 채소들로 밥상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10월의 제철요리 - 토란 들깨탕

▲재료 토란 300g, 밤 10개, 은행 150g, 다시마 2장(5x5㎝) 표고버섯 3개, 물 5컵, 쌀가루 3큰술, 들깨가루 3큰술, 대파 약간, 집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① 토란은 겉껍질과 속껍질을 필러로 벗겨 씻은 후 쌀뜨물에 삶은 후 찬물에 식힌다.(토란에는 ‘수산석회’가 들어 있어 아린 맛이 강하게 나는데, 소금을 약간 넣은 쌀뜨물에 삶아 주면 아린 맛을 제거할 수 있다. 쌀뜨물이 없으면 밀가루 2~3큰술을 풀어 사용할 수 있다.)
② 다시마와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 5컵을 넣고 30분 정도 불린다.
③ 손질한 토란과 불린 표고버섯, 거피한 밤은 먹기 좋게 썰어 준비한다.
④ 냄비에 참기름 1큰술을 두르고 토란, 표고버섯, 밤, 은행을 볶아준다.
⑤ 집간장 1큰술을 넣고, 다시마 표고맛물을 넣어 끓인다.
⑥ 끓기 시작하면 물 1/2컵에 쌀가루 3큰술을 풀어 넣고 들깨가루와 함께 한소끔 끓인다.
⑦ 대파를 어슷 썰어 넣고 집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싱거우면 소금 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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