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큼 다가온 무인농업시대 - 무인농기계 스타트업 ‘심바이오틱’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시대 혁신성장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한국판 뉴딜을 내세웠다. 농식품 분야는 무인농업화 농업 기반, 첨단농기계산업화 기술개발, 스마트팜 등 19개 사업이 포함됐다. 그중 무인농업기계는 경제적으로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고, 환경적으로 농약사용 절감으로 환경오염을 줄이며, 안전의 관점에서도 농작업 사고를 줄일 수 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본지는 앞으로 가속도가 붙을 무인농업 시대를 조명해본다.

▲ 심바이오틱의 무인 AI자율트랙터의 가장 큰 특징은 바퀴가 아닌 트랙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AI 기반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작업가능 목표
팜봇으로 농업현장 혁신 이끌 제품 출시 앞둬

미래 그리고 현재 필요한 무인농업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수급이 사실상 막히면서 일손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무인농업 시대는 가속도가 더욱 붙고 있다. 강원도 평창 무인농기계 개발 스타트업 심바이오틱은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본으로 무인트랙터와 농업용 카트, 드론, 보행형 로봇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농업기관들도 집중투자하고 있는 무인농기계 시장에서 엔지니어인 남편 지안마리아씨와 김 대표 두 사람뿐인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의심하는 시선도 많다.

“남편이 이탈리아 사람이에요. 근데 이탈리아 농업현장을 보곤 충격 그 자체였어요. 풍요로우면서 근사한 직업으로 대접받고 있더라구요. 1차산업이라며 업신여기는 우리와는 정반대였죠. 그래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면 오히려 바뀔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에 10년 전부터 남편과 로봇연구에 올인하다시피 했어요.”

그 결과, 심바이오틱은 로봇관련 특허 5건을 출원했고, 순차적으로 등록이 진행되고 있다. 기술력뿐 아니라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제품출시 전까지 일체 노출을 꺼린 김 대표는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있다. 그 이유는 실제로 평창에서 농사를 짓는 농업인으로 본인밭과 인근농장에서 실증을 거쳤기 때문이다.

“농사짓는 분들은 직접 써보고 성능이 만족스러워야 구입하세요. 농기계가 워낙 고가이기도 하니까 당연하죠. 저와 남편은 아직 젊은데도 농사일이 너무 힘든데 어르신들은 어떻겠어요. 그래서 힘든 육체노동을 줄여야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개발하고 있어요.”

몇몇 기관 무인 자율트랙터를 선보였지만 심바이오틱과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바퀴가 아닌 트랙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특히 트랙에 적용된 회전식 디스크 서스펜션이 핵심이다. 서스펜션은 걷고 뛰며 장애물을 극복하고, 관성과 외부의 힘을 차체에 전달하지 않고 이를 내부적으로 흡수해 보다 견고하며 소형화시켰다.

“트랙터는 시끄럽고 작동하면 먼지를 뒤집어쓰는 경우가 많고 자세가 불편해 특히 여성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농기계에요. 트랙터에 타지 않고 AI가 스스로 작업을 하는 동시에 트랙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고르지 않은 땅이나 오르막길, 심지어 높은 턱이 있어도 무리없이 작동한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경사도가 최대 75도인 곳에서도 이동이 가능해요. 배터리를 에너지원으로 해서 환경오염도 걱정할 필요없죠. 로터리를 치는 것부터 파종과 제초, 비료살포도 가능해요. 팬을 통해 원격으로 농약을 안개처럼 분사할 수 있어 농약중독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죠.”

▲ 심바이오틱의 김보영 대표(사진 왼쪽)와 기술책임자인 남편 지안마리아씨.

인공농민, 멀지 않아
심바이오틱의 농기계는 팜봇이라 칭한다. 팜(FARM)과 로봇(ROBOT)의 합성어인 팜봇은 무인트랙터 이외에도 AI 농업용 카트도 빼놓을 수 없다. 탑재된 소프트웨어로 사람을 따라다니며 수확물을 담아 보관할 장소까지 이동하는 로봇이다. 회전식 디스크 서스펜션을 적용한 트랙을 장착해 높낮이가 불균형한 두둑과 이랑과 고랑에서도 균형을 유지해 운반을 할 수 있다. 팜봇은 그래서 꼭 농업용에만 한정하지 않고 임업과 일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농산업분야에 필요한 기술이 AI 기술로 안전한 작업환경과 삶의 질 제고, 나아가 소멸위기의 농촌공동체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란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제가 농촌에 정착했을 때 젊은 사람이 무슨 농사냐며 편견을 가진 분도 계셨어요. 근데 우리가 개발한 기계로 작업을 도와드리니까 편견의 시선이 180도 바뀌었어요. 청년들이 활약할 수 있는 농업이 대중화되면 농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꼭 농업이 아니더라도 농기계를 관리하고 조작할 수 있는 일자리도 더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공농민인 팜봇을 속속 출시할 계획인 김보영 대표는 1차산업인 농업에 가장 혁신적인 정보통신기술이 필요한 분야이자 변화를 이끌 존재라고 자신한다. 특히 여성과 청년들에게 로봇으로 짓는 시대는 농업에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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