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판매가 농가경영에 날개 -경기 광명 ‘소예방’ 서우림 대표

2014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소상공인 누구나 판매목적의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을 내놨다. 현재 46여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매출규모는 17조 원에 달한다. 농업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판로이기도 한 스마트스토어는 구매가 발생할 경우 주문관리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만 부담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에서 ‘소예방’을 운영하는 서우림 대표는 온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차츰 성장해가고 있는 젊은 사장이다.

▲ 부모님 뒤를 이어 화훼업에 종사하고 있는 서우림 대표는 그만의 젊은 감각으로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 이어 화훼업 종사…온라인 매장이 기폭제
늘어난 플랜테리어 수요 포착하고 카페 창업도 계획

식물은 내 운명
서우림 대표는 부모님의 뒤를 이어 화훼업에 종사하고 있다. 용인에서 부모님은 30년 넘게 화훼매장을 운영해온 전문가 중 전문가다. 하지만 실력과 상관없이 어쩔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화훼매장을 운영하기 힘들어졌고, 경쟁매장이 늘어가면서 매출이 노력만큼 나오질 않았다. 그런 부모님이 안타까웠던 서 대표는 대학생 시절 부모님에게 온라인으로 팔아보자고 제안했다. 무모해 보였지만 그 제안은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뜨게 했다.

“당시에 알바를 정말 많이 했어요. 용돈벌이 삼아 온라인으로 팔아봤는데 매출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어요. 다른 알바보다 수입도 훨씬 많았죠. 대학에서 식품전공을 했지만 가능성을 보고 화훼에서 승부를 보잔 생각이었어요. 부모님도 제 열정을 보시고 흔쾌히 밀어주셨죠. 제 이름에 수풀 림자가 들어가니 어쩌면 식물과 함께 할 운명이었나 봐요.”

경기도 광명의 서서울화훼유통단지에 매장을 작년에 낸 96년생의 서 대표는 엄연한 CEO다. 서 대표는 서서울화훼유통단지에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서울화훼유통단지는 생화·조화·관엽·선인장·허브·분재·장식 소품·자재 등 150여 종 80여 개 매장이 모여 있는 수도권의 대표 화훼단지인 이곳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내공을 쌓은 베테랑들 속에서 사실 서 대표는 새내기 중 새내기다. 특유의 밝은 미소와 싹싹함으로 차츰 단골을 늘려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새내기지만 온라인 매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수시로 베스트 상품과 아이디어 상품을 적절히 배치해 전국의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젊은 감각과 능숙한 온라인 판로 경험을 가진 MZ세대인 서 대표의 실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온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에서 소예방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 네이버와 쿠팡에서 소예방을 운영하며 소비자 니즈에 맞춘 업데이트가 서 대표의 강점이다.

코시국에 관심 높아진 플랜테리어
소담하고 예쁜 꽃방이란 뜻의 소예방은 코로나는 오히려 온라인 매장에서 기회로 작용했다. 식물과 꽃으로 꾸미는 인테리어인 플랜테리어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집콕족들이 늘면서 집을 식물과 꽃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정말 많아졌어요. 플랜테리어 자격증도 있고 관련카페도 많이 생기고 있잖아요. 화훼시장은 입학식과 졸업식이나 가정의 달에 성수기가 정해져 있는데 플랜테리어로 비성수기와의 간극이 줄었어요. 특히 온라인에선 더 그렇죠.”

서 대표의 말처럼 플랜테리어는 코로나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트렌드다. 정기적으로 꽃이나 식물을 받아보는 정기구독서비스와 식물을 대신 키워주는 스타트업도 생기고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MZ세대가 식물과 꽃을 찾기 시작했고, 일상에 스며들며 고객층이 다양해진 점은 매우 큰 호재다. 경조사나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찾던 화훼업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점을 서 대표는 포착한 것이다.
거기다 SNS를 즐겨하는 이들의 특징을 잘 파고든 점도 주효했다.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소예방을 홍보하고 있는 서 대표다. SNS로 인한 소비는 ‘훔쳐보기, 따라하기, 과시하기’로 요약된다. SNS에 올라온 다른 이들의 플랜테리어를 보며 따라하고, 그걸 또 공유하며 소비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올해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 사업 대상자로도 선정된 서 대표는 청탁금지법과 경기침체에 따른 화훼업이 위기에 빠져 있지만 온라인 개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까진 그의 도전은 꽤 성공적이다.

“아직 부모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완전한 독립을 이루는 게 목표에요. 소예방에서 고객들의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고 노출되는 상품을 수시로 바꿔주고, 다른 매장에서 잘 볼 수 없는 식물들을 배치해 이목을 끌고 있어요. 플랜테리어는 잠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고 보고, 앞으로 카페도 여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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