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온라인 판매 힘들어요-경기 고양 ‘텃밭채’ 이소연 대표

▲ 코로나19 이후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판매액은 계속 커지고 있다.

코로나시대를 맞아 온라인 거래액의 비중의 급속도로 성장했고, 농축수산물 판로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올 상반기 농축수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3조8269억5900만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2% 상승했다. 2018~2019년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큰데 각각 177.6%, 114.9%나 늘어났다. 판로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확연하게 기울어지면서 농가소득 증진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어려움도 생겨나고 있다.

홈페이지 비롯해 온라인 판로 개척해 매출 신장
악성고객으로 인한 전화공포증·늘어난 택배 부담

다양한 온라인 판로 개척
부모님의 뒤를 이어 경기도 고양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텃밭채의 이소연 대표. 나와 가족을 위해 텃밭에서 먹거리를 기르는 것처럼 정직·믿음·상생을 기본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이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의 거리를 더 좁히고 있다. 중국 비즈니스를 전공한 재원이었던 이 대표는 소셜커머스 교육을 받고 쇼핑몰 사업을 하려던 차에 부모님이 농산물을 팔아보라는 권유가 지금까지 이어진 경우다.

지금은 아버지가 생산에만 전념하고, 어머니와 이 대표가 온라인을 도맡고 있다. 가락시장에 납품하고 있지만, 경매가가 낮으면 온라인에 물건을 올리고 높으면 로컬푸드매장에 물건을 댄다. 로컬푸드매장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3곳에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농사가 쉽진 않았지만 직장생활하던 친구들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의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라는 자부심으로 하루하루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토마토와 배추, 열무, 시금치, 루꼴라, 바질, 콜라비, 상추 등 10여 가지의 제철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그는 온라인 판매비중이 80%에 달한다. 온라인 판로에 일찍 눈떠 차츰 노하우를 쌓으며 성장해가고 있다.

“6년 전에 커뮤니티 카페를 시작으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판매를 해왔어요. 지난해는 텃밭채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도 만들었어요. 매출은 커뮤니티 카페가 제일 많은데 불특정다수가 들어오는 스마트스토어와 달리 단골고객들이 많아 후기 하나라도 잘못 올라오면 바로 영향을 미쳐요. 그래서 올라오는 후기를 꼼꼼히 살피고, 불만사항은 최대한 적극적으로 응대해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져요.”

▲ 이소연 대표는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새싹농부지만 온라인을 통해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블랙컨슈머 때문에 노이로제 걸리기도
온라인 판로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지난해 매출액은 1억6000만 원대를 기록했다. 그전까지 1억 원대 수준이었지만 홈페이지 개설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장이 커진 영향으로 이 대표는 분석하고 있다. 부모님을 포함해 세 명이 모든 일을 감당하고 있는데, 지금의 매출에 만족하고 있다는 이 대표지만 그래도 가장 어려운 건 고객응대다. 특히 직접 얼굴을 보고 파는 게 아니다보니 그야말로 별의별 고객이 다 있다고. 얼굴을 보고선 못 할 말도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서슴없이 하며 이 대표의 마음고생도 컸다.

“마음먹고 따지려는 사람은 감당 못 해요. 어떤 사이트는 생산자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어리고 여자라고 무시하는 건지 다짜고짜 화를 내는 경우도 있었어요.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작물은 무농약을 원칙으로 하는데 그래서 벌레 먹는 경우가 있어 가격을 싸게 해서 홈페이지에 올렸어요. 벌레 먹은 사진이랑 자세하게 설명을 올려놨는데도 그걸 안 보시고 ‘이따위 물건을 보냈냐’며 화를 내시는 거죠. 설명을 다시 해서 사과하는 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화를 못 풀고 따져서 결국 환불해 드렸어요. 어떤 소비자는 계속 컴플레인을 걸어서 토마토를 3번이나 바꿔드린 적도 있어요.”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한 주문이 최근 더 많아졌는데 몇몇 블랙컨슈머 때문에 걸리는 전화에 노이로제가 걸리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면서 젊은 층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 전화공포증, 이른바 ‘콜포비아’에 이 대표도 해당된 것이다. 고객 대부분이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고, 특히 초창기엔 고객 응대 노하우도 부족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많았다.

그리고 늘어난 택배주문도 만만치 않다. 농촌진흥청이 여성농업인의 온라인 판매와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애로사항으로 광고와 판촉비, 택배비와 부대비용, 카드수수료 등을 꼽았다. 판매수수료가 가장 높은 게 5% 정도로 크게 부담되진 않지만 하루 최대 60건의 택배를 소화할 수 있다며 그 이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젤리토마토를 키우고 있는데 택배과정에서 손상되거나 오래 보관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대신 더 단단한 다른 토마토를 시험재배 중이라는 이 대표는 품종도 온라인 판로에 맞게 수시로 변화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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