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경북 안동 멍멍하누 김솔비 대표

우리나라는 604만 가구, 1448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 경영연구소가 올해 내놓은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의하면 반려가구의 월양육비는 약 14만 원으로 사료비가 33.4%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간식비 17.8%이었다. 수입업체와 국내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사료시장에 비해 간식시장은 다양한 기호만큼 소규모 업체들도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 경북 안동의 멍멍하누 김솔비 대표도 올해 반려동물 간식시장에 도전장을 내놓은 이다.

▲ 김솔비 대표와 남편 황재민 이사는 한우부산물로 만든 프리미엄 수제간식을 출시했다.

영양·기호 고려해 한우 비선호부위로 수제간식 출시
원적외선 저온건조 방식으로 식감‧향 살리고 영양소 보존

영양과 기호 다잡은 한우간식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덩달아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돈 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반려동물 양육비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간식을 선택할 때는 영양정보와 반려동물의 기호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멍멍하누의 한우부산물로 만든 수제간식은 이 두가지를 모두 충족한다고 김 대표는 자신있게 말한다.

“시댁에서 소를 키워오셨고, 남편이 뒤를 잇고 있는데 지금 260두 정도 돼요. 근데 간과 천엽이나 부산물이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만 간혹 찾으시니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떨어져 고민이었어요. 근데 남편이 부산물로 수제간식을 만들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내 창업까지 하게 됐어요.”

정육장도 같이 운영하며 보관과 재고관리에 용이한 점도 창업을 결심하게 된 큰 이유다. 올해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의 경북여성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예비 창업자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김 대표는 수제간식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로 소비가 더욱 위축된 한우, 그중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다면 새로운 판로가 생기는 것이기도 하고, 특히 반려견이 한우로 만든 간식을 대부분 좋아한다는 나름의 데이터도 한몫했다.

멍멍하누의 제품은 20~30시간에 걸쳐 저온의 원적외선으로 건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열풍건조나 동결건조 방식은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그만큼 품질은 낮아진다고 보고, 40℃ 이하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사를 맡은 남편 황재민씨와 본인 둘뿐인 회사라 따로 생산라인을 갖추는 게 무리라 수소문 끝에 과일을 건조하는 업체를 찾아 제조를 맡겼다. 현재 OEM방식으로 건조·포장을 업체가 맡고 있다. 제품가격은 소규모로 제작하는 방식이라 아주 싸게 할 순 없었지만 나름의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 반려동물 간식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농부와 간호사가 만든 간식
멍멍하누의 간식은 간과 허파, 우신, 사타구니 등 각종 한우부산물로 만들어진다. 한우로 만들어 가격이 비쌀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선호하지 않는 부위다 보니 5000원 대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을 책정할 수 있었다. 저온으로 만들어 직사광선만 피할 수 있는 곳이면 12개월 동안 상온보관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저도 반려동물을 키워봤지만 가족처럼 생각해서 돈 쓰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아요. 사료나 간식을 고를 때도 어떤 영양소가 있고, 입맛에 맞는 게 우선순위지, 가격은 그 다음이에요. 그래서 신선한 한우로 만들고, 다른 첨가물 없는 간식이란 고급이미지에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저온방식을 택한 거예요. 겉과 속이 고르게 건조되면서 유해균도 거의 제거되는데다 식감과 향도 유지돼 강아지들이 계속 찾으면서 견주들이 또 구매하시죠.”

제품포장 겉면에는 농부와 간호사가 만든 반려견 간식이란 문구가 있다. 소를 대대로 키워왔고, 대학에서 축산관련 전공을 한 남편의 전문지식과 간호사로 그리고 동물을 좋아한 김 대표가 합심해 만든 제품이 바로 멍멍하누인 것이다. 요즘 간식은 다이어트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한우허파는 열량은 낮고 철분은 풍부하단 점도 어필이 된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구매한 모든 고객들과 통화를 해 피드백을 얻는 것이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라며 우선 경북의 29만 반려견 가구를 주타깃으로 잡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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