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해 상
농협대학장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을 살펴보면, 대내적으로는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농업비중이 3%에 불과하고, 농가인구는 크게 줄어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급격한 농촌인구의 감소는 국토균형유지 발전에도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이라든지 다자간무역협상(DDA)의 지속적 추진은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로 이어져 농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농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으로 여건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농가소득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유가, 사료값, 비료값의 크게 오르고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에 머물러 농업인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농촌이 활기를 찾으려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사이먼 쿠즈네츠 교수는 “농업과 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설파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진입 문턱에 서있는 시점에서 농업·농촌이 선진국 진입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농업·농촌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대될 때 농업인은 자신감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우리 농업·농촌이 활기를 되찾도록 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농촌이 갖고 있는 자연자원과 인적자원의 가치를 농촌사회 스스로 가치 있게 인식하고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즉 활발한 도·농교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도시민이 농촌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인식하고 농촌을 사랑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이같은 고민 속에서 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의 하나로 정부와 도시민, 그리고 농업인이 함께 참여하는 ‘농촌사랑범국민운동’이 탄생하게 되었다.


농촌사랑운동은 2003년 대통령과 농협, 경제 5단체장, 소비자, 농업인 등이 참석한 ‘농촌사랑 공동선포식’을 계기로 농촌사랑 협정조인식 및 1사1촌 자매결연 발대식, 도농상생 한마당 등의 행사를 통해 널리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후 농협과 전경련은 농촌사랑운동의 조직적 활동을 위해 2006년 (사)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를 출범시켰고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은 농업인과 도시민을 대상으로 도농상생과 도농교류기법을 교육함으로써 국민이 농촌사랑운동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도시문제가 심각해지고 도시생활이 어려워질수록 농촌의 가치는 더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깨끗한 환경, 휴양과 레저의 공간, 웰빙 주거의 공간으로 농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도시와 농촌이 협력 상생하고 열매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농촌사랑운동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고 하겠다.
농촌사랑운동은 1사1촌 자매결연, 농촌관광활성화, 농촌 어메니티 활용마을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도 때마침 ‘도농교류촉진법’을 제정, 시행함으로써 도시와 농어촌간의 교류촉진과 농어촌의 사회·경제적 활력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법은 도시민의 농어촌 체험과 휴양수요 충족으로 도시와 농어촌의 균형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만 잘 활용한다면 농어촌 활력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을주민 자발적 참여 필요
농촌사랑운동은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훌륭한 마을 지도자를 주축으로 마을 여건을 고려한 마을개발 사업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계획을 주민 스스로 수립하여 시행해야 할 것이다. 1사1촌 등의 도농교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농가소득 증대에 바탕을 둔 살기 좋은 농촌, 살고 싶은 농촌, 활기찬 농촌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농업과 농촌의 중요성과 가치는 더욱 깊이 인식되고 있다. ‘농촌사랑운동’이 진정으로 우리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내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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