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경북 안동 생강연구소 강미혜 대표

오래전부터 면역력을 높여주고 혈액 정화, 살균작용과 소화촉진 등의 효능으로 만병통치의 약재로 그리고 특유의 알싸한 맛과 향으로 향신료와 양념재료로 쓰여 왔다. 하지만 고온성 작물인 생강은 15℃ 이하에서 생육이 불가능해 겨울이 길고 추운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기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전통저장방식인 생강굴 저장농법이 필수적이라 전북 완주가 생산량이 가장 많았다. 2000년대 이후 안동과 영주를 중심으로 경북에서 생산이 늘면서 생강지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하지만 강한 향과 특유의 맛으로 가공이 힘들어 판로가 한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 강미혜 대표는 생강주산지인 안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제품 출시에 매진하고 있다.

자극성 줄인 진액…주산지 브랜드 높일 제품 성장 기대
스토리 입혀 면역력 높이는 대표 지역농산물로 부상했으면

생강의 자극성 줄인 제품 선보여
가공에 한계가 있었던 생강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준 이가 바로 강미혜 대표다. 그는 올해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의 개최한 경북여성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창업자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생강을 증숙하고 농축화하는 과정을 통해 기능성은 높이면서 자극성을 줄인 생강진액 제품으로 우수한 건강보조식품을 선보였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그는 꽤 오랫동안 전업주부로만 살아왔었다. 그러다 배움의 갈증으로 우리음식연구회 활동과 대학원에서 융합콘텐츠 공부를 하다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로 창업까지 이어진 경우다. 그가 만든 생강에이드를 맛본 교수가 상품화도 가능하다며 변리사를 소개해줬고, 제품 가능성을 보고 특허에 도전하라는 조언을 듣고 창업까지 하게 됐다.

“안동이 생강의 최대 주산지이지만 가공엔 취약해 양념이나 한약재로만 팔리거나 저장시설이 있는 완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소득이 적다는 게 문제였어요. 다행히 안동에 생강융복합사업단이 생겨 스토리텔링도 하고 가공상품이 나오고 있어요. 저도 이번에 경진대회에서 선보인 진액을 어디서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우선 스틱으로 제품을 만들었어요.”

강 대표의 생강진액은 맛도 맛이지만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축과정이 핵심이다. 먹는 사람만을 생각해 기능성을 파괴하지 않는 온도로 5일 내외로 끓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일반기업이었다면 비용을 생각해 시도하지 않았을 방식이다. 앞으로 강 대표는 생강을 인삼처럼 음료부터 간식, 건강기능제품 등 다양한 상품군과 저렴한 가격대부터 고가의 제품까지 가격대별 제품으로 확장되는 게 목표다.

“인삼이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소비자가 찾는 좋은 가공제품을 만들어낸다면 생강주산지의 브랜드 가치도 높이고 농가들도 판로가 넓어져 지역경제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에요.”

▲ 스틱형태의 안동생강 진액제품

고정관념 깨고 문화로 확장하다
이번 경진대회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사실 그는 재수생이다. 작년 경진대회에 도전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돌아보니 준비과정이 미흡했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면역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그래서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의 수요가 분명 있을 거란 판단으로 세밀한 제품화를 통해 자극성은 줄이면서 상시복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재도전한 끝에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재도전으로 대상까지 수상한 강 대표는 생강을 발판으로 문화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꿈도 꾸고 있다. 그래서 주목하는 것이 생강의 효능을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광·체험마케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자연스레 안동을 찾는 이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농산물이 관광산업으로 연계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안동생강융복합사업단 의뢰로 ‘안동생강선생이야기’라는 작품에 참여했었어요. 안동의 대표인물인 퇴계 이황과 서애 유성룡 선생처럼 생강선생이란 인물이 맵고 독특한 향으로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진가를 알고 매력에 빠진다는 스토리였어요. 안동생강 명품화에 도움을 주자는 게 취지였죠.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효능을 제대로 알고 고정관념도 깨뜨리는 제품을 선보일 겁니다.”

이렇듯 가공으로 안동생강의 소비촉진은 물론이고 관광산업까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활동에도 나서고 있는 강미혜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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