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잡스 – 충북 충주 김정희 치매예방관리사

농촌의 자원을 활용해 행복한 농촌살이를 해나가고 있는 투잡 농촌여성들. 본업인 농업과 함께 나만의 개성을 발휘한 부업으로 지역 사랑을 실천하는 ‘투잡’ 농촌여성을 만나 다양한 부업의 세계를 소개한다.

▲ 충북 충주 김정희씨는 치매예방관리사로 활동하면서 손을 많이 사용하는 종이접기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농촌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에 일조하고 있다.

뇌신경에 효과적인 치매프로그램 마련
“살가운 성격은 치매예방관리사에 제격”

김정희씨(한국생활개선충주시연합회 직전부회장)는 충북 충주에서 1만6500㎡(5000평)에 자두와 밤을 재배하고 있다. 8년 전 그녀는 가족들과 북한에서 넘어오면서 충주 소태면에 자리 잡았다. 한 주민의 생활개선회 가입 권유를 받고 처음 단체에 소속되면서 새로운 문화를 적응해나갔다. 과거 아나운서였던 김씨는 회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붙임성으로 화합하며 생활개선회 면회장과 시부회장을 거쳤다. 
치매가족 돌보며 치매예방관리사 자격증 취득
“치매를 앓고 요양원에 계신 시어머니를 돌보면서 어머님이 10년 넘게 코에 호스를 꼽고 식사하시니까 챙겨드릴 게 없었어요. 그래서 손발마사지자격증을 취득하고 마사지 해드리면서 어머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있어요.”
손발마사지를 혼자만 아는 게 아까웠던 김정희씨는 충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치매예방관리사자격증 분과교육에 관심 갖게 됐다. 

“치매예방관리사자격증을 따려고 주1회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행되는 수업에 집중했어요. 뇌신경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배우는 이론 과정이 특히 어려웠죠. 그래도 달달 외워 힘들게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같이 공부했던 수강생들에게도 인정받아 분과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교육을 통해 41명의 치매예방관리사가 양성됐다고 충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말했다.

▲ 어르신들과 손마사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는 김정희씨(사진 오른쪽에서 첫번째)

뇌신경 자극 주는 운동으로 프로그램 구성
김정희씨는 치매어르신이 계신 현장을 찾아 체계화된 치매예방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손을 많이 활용하는 박수운동과 종이접기, 난타교육 등을 마련했다. 박수·건강·음악을 기준으로 프로그램화하고, 자신도 색소폰 연주와 직접 노래를 부르는 등 흥겨운 분위기를 주도하는 역량을 키워갔다.

“어르신들에게 손마사지 해주고 매니큐어 칠해드리면 설거지 안 하겠다면서 좋아하세요. 다음에는 무슨 색 매니큐어를 가져갈까 설렘으로 준비하게 됐죠. 하루는 실습을 마쳤는데 한 할머니가 다가와서 남편이 걷지 못해 집에 누워있으니 집 가서 마시지 해주고 노래도 불러달라고 해서 마음이 찡했어요. 할머니 소원을 못 들어 드린 게 다른 마을에 가서도 내내 마음에 남았죠.”

김정희씨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매순간 아낌없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특히 현장에서 어르신들과 피부를 맞대는 스킨십에 거리낌 없어해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고.
“치매예방관리사가 만나는 대상이 치매환자라고 해도 직접 교감하다보면 손이 예쁘다고 칭찬해주시고, 관심과 사랑을 돌려주려고 애쓰세요. 그래서 자꾸 치매 어르신이라는 사실도 잊고 소통하게 돼죠.”
김정희씨를 만난 치매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그녀 같은 치매예방관리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 김정희씨는 치매예방관리사로 활동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등 흥겨운 분위기를 이끈다.

고령화 농촌에 치매예방사업 필요
“치매는 50대에 오기도 해요. 치미예방교육을 미리 배워두면 어르신에게도 좋고 주변사람들에게도 도움될 거라고 봐요. 농촌사회에 치매 관련 교육이 앞으로도 권장할 사업으로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나 하나로 인해 어르신들이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 저도 큰 보람을 느끼거든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치매예방관리사활동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김정희씨는 치매 어르신을 위해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나가겠단 포부를 밝혔다.

“치매예방관리사로 일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껴 치매 관련 교육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순 봉사에만 그치지 않고 농촌 어르신들에게 효과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폭넓게 활동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여성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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