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벚꽃 질 때부터 두려웠다. 지난해는 4월 초·중순에 벚꽃을 구경했었는데, 올해는 3월말로 벚꽃 잔치는 끝났다. 벚꽃 만개 시기가 보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벚꽃에 놀라기 무섭게 계절의 여왕 5월은 더 참담했다. 5월 전국평균 강수일수는 14.3일, 서울은 17일에 달했다. 그것도 우박과 많은 바람을 동반했다. 예년의 장마철 일수가 17.7일이라고 하니 5월 봄비는 딱 장마철 그것이었다. 봄철의 강수 관측 사상 최다 일수였다.

5월의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올해 장마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올 장마는 그 어느 때보다 태풍과 이상기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장마도 관측사상 최악의 피해와 최다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태풍과 많은 비로 전국의 주요 하천 제방과 건물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었다. 더 두려운 것은 지난해 장마의 상흔들이 지금도 곳곳에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유비무환이다. 담장과 제방, 비닐하우스 등 각종 농사시설을 단단히 잡아놓아야 한다. 농업기관과 단체 등은 올여름 기상악화 대비에 더 집중해야할 때다. 위험한 시설과 이웃은 없는지 세밀하게 살펴야하는 것이다. 잠시 눈부신 6월의 태양에 속아 지난해 장마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함께 대비해 올 장마가 탈 없이 지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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