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준 온실가스 배출농도면 식물 생태시계도 빨라져

농진청, 기후변화 시나리오 활용해 농업환경․생태영향 예측

기후변화에 따라 식물 생태 시계가 빨라지고 일부 식물의 생육지는 감소했으며, 농경지 양분 유출이 증가해 농업용수 수질이 나빠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기후변화가 국내 농업환경과 생태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따라 기후변화가 식량·원예·축산분야뿐만 아니라 농업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변화에 대한 주기적인 실태조사와 영향·취약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농도 기준을 적용했을 때, 논의 질소 유출량은 기준연대(1980∼2010년)보다 미래(2041∼2070년)에 1.2배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156개 광역시·군에서 ‘매우 높음’ 등급을 차지하는 광역시·군의 비율이 1.2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밭의 인 유출량은 기준연대보다 미래에 1.3배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고, ‘매우 높은’ 등급의 광역시·군의 비율도 2.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논 양분유출 평가 결과

생물다양성과 농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농업생태계 내 작물 이외의 생물 변화에 대해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기후변화 지표식물인 서양민들레의 개화 시기는 기준연대보다 미래에는 22일 빨라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지표곤충인 애물땡땡이의 출현 시기도 22일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큰망초는 기준연대보다 미래에 분포 면적이 7.6배 확대되는 것으로 예측됐고. 산여뀌는 분포 면적이 1.8배 축소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는 정책 또는 연구기관에서 미래 기후변화 예측, 농업환경과 생태계 분야 기후변화 취약성과 영향평가 연구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연구자료는 ‘농업환경·생태 분야 기후영향 취약성 평가 1주기 보고서(2016~2020)’ 책자로 발간됐으며, 농진청 농업과학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

농진청 정구복 기후변화평가과장은 “IPCC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연계해 기후변화가 농업에 끼치는 영향과 취약성을 평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기후변화가 농업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가의 경험이 아닌 데이터와 모델을 활용한 방법으로 평가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재생에너지팀 송재원 과장은 “농진청이 발표한 농업분야 영향·취약성 평가는 향후 농촌의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과장은 이어 “산림청과 한국농어촌공사가 각각 추진하고 있는 산림분야와 농업기반시설 분야 평가를 종합해 연내에 농업·농촌 기후변화 영향·취약성 평가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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