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특화연구소를 가다- 강원도농업기술원 농식품연구소

2018년 국회는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새롭게 제정했다. 이 법률은 지역의 특성과 비교우위를 고려해 유망한 지역특화작목 개발과 이를 활용한 산업 활성화를 농업의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삼고자 한다. 농촌진흥청도 지역특화연구소 지원예산을 늘리고 연구소의 추가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농업 R&D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 산하 지역특화연구소를 다룬다.

▲ 농식품연구소는 강원 농특산물로 다양한 가공기술과 상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자색옥수수·잎새버섯 등 활용한 식품 선보여
밀키트 시장 적합한 산채류 건조·가공기술 개발

가공에 특화된 농식품연구소
지역에 특화돼 생산되는 농특산물의 개발과 생산기술 보급에 주력하는 다른 지역특화연구소와 달리 강원도농업기술원 농식품연구소는 가공기술과 기술이전 등 확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농업기술원과 지역특화연구소에서 개발한 신품종을 농식품연구소에서 가공상품화하는 협업체계를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최근 추진 중인 자색옥수수 추출물을 활용한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옥수수연구소에서 개발한 자색옥수수는 항당뇨·항산화·간 보호 기능의 안토시아닌 함량이 8~10%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옥수수 알곡을 둘러싼 포엽과 속대를 한시적 식품원료로 2017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았고, 과자와 액상차부터 강원도를 대표할 수 있는 빵 등으로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연구소 함진관 소장은 “자색옥수수가 간을 보호하는 효과를 구명하고, 인체적용시험도 추진할 것”아라면서 “다양한 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색조 옥수수 재배단지 조성과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3년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자실체가 크고 아름답다는 뜻의 ‘태미’를 새로운 잎새버섯 품종으로 내놨고, 지역특화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강장과 혈압강화, 비만과 빈혈억제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잎새버섯은 농식품연구소에서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했다. 국수와 분말차, 스프, 버섯국 등이 제품으로 나왔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식사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동결건조버섯국과 타블렛으로 제조한 ‘강원도의 힘 江力(강력)’ 제조기술은 특허등록돼 업체에 기술이전 중이다.

쌀을 활용한 가공상품화 연구도 활발하다. 주식인 쌀은 밀보다 분쇄가 어렵고 식감이 부드럽지 못해 디저트류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60~280도로 가열하는 방식의 호정화와 유산균으로 발효한 쌀가루를 개발해 식감을 개선시켰다. 그 결과 원주특산물인 복숭아와 강원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오륜쌀을 합쳐 복숭아빵이 출시됐다. 원주 복숭아빵은 유수의 디저트부문 수상과 꾸준한 판매세를 보이고 있다.

▲ 농식품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제품화한 것과 기술이전한 제품

위드 코로나시대, 밀키트 개발 주력
위드 코로나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가정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밀키트의 부상이다. 올해 3000억 원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밀키트 시장은 국산농산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선점해야 할 시장이다. 강원도의 대표적 특산물인 산채류는 밀키트에 적합한 품목이다. 봄철에 생산시기가 집중된 산채류의 가공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농식품연구소는 산채연구소와 함께 열처리 온도와 시간, 소금농도를 표준화했다.

그리고 오랜 보관을 위한 건조기술과 특히 건조에도 푸른 빛을 유지하는 가공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산채의 색과 맛, 영양까지 보존하는 ‘푸른 건나물’ 제조기술은 산채류 밀키트 제품화에 큰 역할을 했다. 조리 시 불리거나 삶을 필요없는 곤드레나물밥, 된장국용으로 쓸 수 있는 건나물 스틱제품이 인기리에 판매 중이며, 산채를 분말화한 선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함진관 소장은 “평창올림픽 이후로 산채하면 강원도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더욱 확고해져 산채류 제품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졌다”면서 “산채류는 다른 특산물과 콜라보하기도 좋은데 감자, 버섯, 더덕, 가지, 황태 등 강원도에서 난 제품으로 자연의 식사를 집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점을 목표로 개발해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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