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전 권투 세계챔피언 홍수환

전 권투선수 홍수환은 네 번 다운된 뒤 다시 일어나 상대를 KO시켜 4전5기 신화를 만든 한국 최고의 복서다. 그는 글러브를 벗은 후 이 같은 극적인 신화를 기반으로, 프로정신에 입각한 도전과 열정의 삶을 주제로 강의하며 선수시절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엔 유튜브 방송인으로도 활약 중이다. 최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홍보대사에 위촉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홍수환 씨를 만나 그의 권투인생 역정과 근황을 들어봤다.

 

“프로정신으로 좋아하는 것에 미치면
안 되는 게 없고 지치지 않아요.
권투보다 그런 말 전하는 게 더 기뻐요.”

4전5기 최단시간 KO승으로 기네스북 올라
“1977년 12월28일 남미 파나마에서 파나마의 권투 신동인 카라스키야와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을 가리는 시합을 하게 됐어요. 당시 파나마엔 세계챔피언이 세 명이었는데, 카라스키야가 나를 이겨 네 번째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며 최대의 흥행을 거두려고 파나마 독립기념일 전날에 시합을 잡은 것이죠.

당시 파나마엔 로베르토 듀란이란 선수가 영웅이었는데, 그의 인기를 능가하는 11전11KO승의 화려한 전적을 가진 권투 신동 카라스키야를 내세워 나를 KO시키려 했죠. 관중이 구름처럼 몰렸어요. 심장박동 소리가 마치 망치를 두드리는 것처럼 엄청 긴장했었죠. 그때 중계를 하던 아나운서 박병학씨가 “카라스키야는 주먹이 세니까 분명히 맷집이 약할 거다. 넌 아직도 KO로 진 적이 없지 않느냐!”며 격려해줬어요. 그게 큰 힘이 됐죠. 그리고 운도 따랐고요.(웃음)

세 번 다운당하면 자동KO승으로 인정하던 룰이 무제한으로 다운으로 바뀌었는데, 그러다보니 제가 2회 네 번 다운을 당하고도 3회 50초 만에 카라스키야를 눕혀 4전5기 신화를 만들 수 있었던 거죠.”
홍수환씨는 스페인어를 쓰는 국가에서 남미 심판이 아닌 미국 심판이 네 번 다운당할 때마다 영어로 카운트 하는 걸 알아듣고 바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또 다른 행운이었다고 했다.
“복이 나한테 온 경기였어요. 연습을 많이 했기에 네 번을 쓰러지고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 손이 나가게 된 것이죠. 연습이 나를 일으켜 세운 거예요. 그 시합은 네 번을 다운당하고도 가장 빨리 역전 승리한 경기로 기네스북에 올라있습니다.”

잊히지 않는 어머니의 “대한국민 만세”
“제 어머니는 생시에 저의 권투생활을 많이 밀어주시고 제 이름을 드높이신 분이에요. 제가 육군 일등병 신분으로 1974년 7월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50승 전적의 아놀드 테일러와의 밴텀급 타이틀전을 15회 판정승으로 따냈을 때였죠. 시합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는데, 갑자기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각본에 없는 얘기였지요.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하니까 어머니는 ‘난 김기수 선수가 부럽더니만 니가 내 인생의 소원을 다 풀어줬다. 귀에 피는 얼마나 나오냐?’ ‘안나와요’ ‘됐어! 됐어!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큰소리로 말씀하셨지요. 사실 제가 권투를 잘해서 챔피언이 된 거지만 어머니의 ‘대한국민 만세’라는 이 한마디로 전 잊히지 않는 선수가 된 거죠.”

권투해설에 매료된 선배 권유로 강연 시작
“친구인 염동균과는 1979년 12월9일 고별전을 했어요. 염동균 선수와는 데뷔전과 고별전 모두 비겼어요. 동균이는 잊을 수 없는 친굽니다.
저는 서른 살에 선수 은퇴 후 코치생활을 하다가 미국에서 10년간 권투프로모션 사업을 했었어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해서 한때 권투 해설을 했죠. 해설을 들은 삼척시장을 역임한 남동주 선배가 저를 춘천으로 불러 만났지요.

그 자리에서 선배는 ‘너 권투해설 하는 것을 듣다보니 말을 잘하던데, 강의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극구 사양하니 강권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1994년부터 강의를 시작했는데, 첫 강의는 춘천에 있는 강원도 공무원교육원이었어요. 공무원 교육기관, 군부대, 기업체 신입사원교육, 심지어는 보호관찰소에도 출강하는 등 25년간 강연을 다녔습니다. 많이 할 땐 연간 150여 회나 됐습니다.”
홍수환씨는 강연을 하면서 권투선수로 세계챔피언이 된 것보다 더 깊고 높은 자부와 긍지를 갖게 되고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강의내용은 프로권투선수로 활동하며 터득한 것들이 주였죠. 모두가 프로정신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쳐서 하다보면 안 되는 게 없으며, 지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프로정신은 결국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걸요.”
홍수환씨는 1:1로 싸우는 권투보다도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강연할 수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요즘에 복싱TV 방송과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종식되면 전국순회 토크쇼 계획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출강을 나갑니다. 그리고 유튜브 방송의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데, 사회자와 죽이 잘 맞아 코로나19에서 해방되면 같이 전국순회 토크쇼를 할까 합니다. 지난 4월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홍보대사가 됐습니다. 한반도 5000년 역사 중에서 광복 이후 지금까지의 70년 현대사는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광복 이후 이승만 건국대통령은 자유민주국가 건설과 농지개혁으로 농민들에게 땅을 내줬습니다. 원자력을 도입해 원전시대를 열었습니다. 6.25전쟁 때는 미국과 UN의 힘을 모아 나라를 지켰습니다.

이어 고 박정희 대통령은 식량난 해결과 자급을 달성했습니다. 고속도로를 내고 지하철을 개통시켰습니다. 제철, 조선, 정유 등 중공업 번영 기반을 닦고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상수도 보급과 깨끗한 물먹기, 전기난방 보급을 통한 연탄가스 피해 해결과 함께 건강보험 도입, 100세 장수시대를 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도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고 찬란한 한강의 기적을 이어 지켜나가는데 힘써주기 바랍니다.”

끝으로 홍수환씨는 농촌 번영을 선도하는 농촌여성신문 애독자에게 감사하다며 다음 메시지를 남겼다.
“홍수환은 우리 어머니가 키우셨고,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역군은 농촌의 어머니가 키워내셔야 합니다. 자녀를 올림픽 스타, 복싱 스타는 물론, 세계를 제패하고 내일의 번영을 이끌어 나갈 역군으로 키워주세요.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는 홍수환의 외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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