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혜 경 농촌진흥청 한식세계화연구단장

 

한식 수출은 우리문화 수출하는 일
기능성 농식품 부가가치 매우 높아

 

세계 식품관련 시장규모는 자동차와 정보기술시장을 합친 것과 맞먹는 4조 달러(약 5,600조원)에 이른다.
이처럼 엄청난 시장을 우리가 그냥 놔두고 경제대국을 꿈꿀 순 없다. ‘한식의 세계화’는 우리 전통음식과 전통문화를 세계인에게 알리는 동시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 국가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일이다.
이같은 시대적 배경을 갖고 지난해 10월 탄생한 농촌진흥청 ‘한식세계화연구단’의 전혜경 단장을 만나 한식세계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식세계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왜 필요한가?
- 현재 세계 각국은 자기나라의 전통향토음식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식품시장 자체가 엄청난 규모이기도 하지만 자국 음식의 수출은 그 나라의 문화를 수출해 국가브랜드를 형성하는 일이다. 세계 식품시장에서도 ‘한류’를 이끌어낸다면 이는 엄청난 부가가치가 있다. 이미 이웃 일본은 1960년대부터 일식의 세계화를 추진해 왔으며, 2010년까지 일식인구를 12억 명까지 늘리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태국은 탁신 총리시절 태국음식세계화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이탈리아는 세계 각국에 산재해 있는 이탈리아 식당에 대한 정부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식세계화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우리 한식세계화연구단에서는 한식세계화를 위한 연구개발의 메카로서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한식세계화연구단의 주요 연구과제는?
- 한식세계화 기반기술 연구와 전통식품 상품화 기술개발이다. 또한 농식품 자원의 품질 특성을 구명하고, 식품의 영양성분 및 기능성 성분 데이터 구축, 김치 등의 발효식품과 전통주 활성화를 위한 연구·개발 등도 우리가 꾸준히 수행해 왔던 임무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발간한 ‘한국의 전통향토음식’을 근간으로 전통향토음식을 우리 국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레시피 표준화, 용어사전 개발 등을 추진하며, 아울러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문화권역별 외국인의 한식에 대한 인식 및 선호도 조사 등을 외국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식재료 규격기준, 지역생산 농산물의 지역 내 소비 모델 개발 등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식세계화 정책성공을 위해선 그만한 기반조성이 필요한데…
- 우리 청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한식세계화의 정책지원 및 기반조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한식세계화연구단’을 발족했다. 새로 부임한 김재수 청장은 한식세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관·연과 연계해 우리 청이 주도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하면서 한식세계화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학과 설치를 구상하고 있다.
우리 연구단에서는 한식의 건강 영양적 우수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스토리도 찾아내어 문화 콘텐츠로서 한식의 상품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한식을 세계에 소개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숨어있는 향토음식을 발굴하고, 약선음식 경연대회 등도 추진해 다양한 한식 자원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전통 향토음식의 산업화도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 그렇다. 음식의 산업화는 식재료, 농업, 관광과 같은 동반산업의 성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 연구단에서는 농가마다 음식과 함께 전해오는 스토리를 발굴해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전통향토음식을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고 이를 ‘농가맛집’에 적용한다면 농외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주’도 매우 주요한 아이템이다. 다양한 가양주, 지역특산주를 복원해 관광상품화한다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신기능성 식품 개발도 연구소의 임무다. 기대되는 과제는?  
- 우리 연구단은 아토피염 개선에 효과가 있는 ‘아토프리’를 개발해 기술을 이전했는데 연간 100억원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을 주재료로 한 ‘아토프리’는 한 박스당 10만 원을 호가해 재료비에 비해 약15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또한 현재 개발 중에 있는 스트레스 억제 식품인 ‘항노화영양바’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미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옻을 활용한 농가단위 가공기술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전통향토음식의 발굴과 보전을 위해선 농촌여성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보여지는데…
- 당연하다고 본다.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고 김치맛이 다르다. 가문마다 오래도록 전수된 내림솜씨가 있기 마련이고, 얽힌 이야기도 채록할 수 있다. 농촌지역에서 향토음식을 지켜온 여성들을 통해 한식자원을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고, 이는 한식세계화 추진에 있어서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본다. 농촌여성신문에서도 향토의 맛과 전통 내림솜씨를 발굴하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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