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경영협약 농가 탐방- 인천 계양구생활개선회 임명숙 회장

가족경영협약교육, 모든 회원이 받았으면…
부부끼리 진솔한 대화 나누며 눈물바다 되기도…

인천 계양구생활개선회 임명숙 회장은 생활개선회원 부부 모두에게 가족경영협약을 강력 추천한다. 임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함께 찾아온 부부의 불화에 가족경영협약교육이 단비 같았다는 것이다.

▲ 임명숙 회장은 부부의 위기를 가족경영협약 농가로 극복했다고 말한다.

가슴속 응어리 풀어낸 소중한 시간
가족경영협약교육은 변화하는 대외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농업경영체 육성을 위해 농가의 의사결정방식, 수익배분, 가사참여 방식을 검토하고 교육을 진행한다. 임 회장은 평등한 파트너십을 위한 경영교육도 많은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남편과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고 꼽았다.
“일상을 살다보면 언제 진솔한 대화를 할 시간이 있나요. 그냥저냥 참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되곤 하는데 교육을 통해 남편과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그 점이 가장 좋았지요. 눈물바다 됐다니까요.”

대체 어떤 응어리가 쌓여서 교육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을까.

8년 전, 임 회장은 인천 계양역에서 빙판길에 크게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한겨울에 물청소를 한 바람에 바닥에 살얼음이 얼어있었던 것이다. “꼭 바닥이 나를 휙 잡아끄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몸뚱이 오른쪽이 바닥에 쾅하고 부딪혔고요.” 순간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 임 회장은 같은 방향으로 오고있는 사람들에게 손사레를 치며 상황을 막고 역무실에 상황까지 전달하고 집으로 향했다.

문제는 그 후였다. 집에 도착하자 임 회장은 자신의 몸이 뒤틀렸다는 걸 알았다. “몸의 균형이 틀어졌어요. 골격뿐 아니라 내부에도 문제가 많이 생겼죠. 성대가 열려서 언어장애가 오기도 하고 감각이상으로 침 생성이 안 되기도 했어요. 걸음을 걸어도 내가 걷는 게 아니라 다리가 떠서 가는 기분을 아는지…”

평생을 수도작, 밭농사, 카페운영 등을 하며 그야말로 가장 역할을 해내던 임 회장이었다. 임 회장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던 남편 또한 함께 힘들어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수년을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니까 사이가 조금씩 안 좋아졌죠. 나중에는 저한테 일하기 싫어서 아픈 척하는 거 아니냐고 까지 말하더라구요.”

평소 네일, 내일 없이 함께 집안일을 해왔던 부부지만 길어지는 임 회장의 재활치료에 남편은 자기 좀 그만 부려먹으라고까지 말했단다. 그렇게 서로 상처를 주는 말이 오가며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 가족경영협약 교육을 제안받았다.
“공동경영주 등록이 돼 있다 보니 추천을 해주시더라구요.” 협약교육 시간 중 부부는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동안 임 회장이 받은 상처, 남편의 진심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며 진솔한 대화를 풀어나갔다.

“그 시간에 다들 울더라구요. 경영협약교육이라고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는데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가족경영협약교육 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임 회장. 다른 부분에서 갈등을 겪는 부부들 또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강사의 역량이 신기하기도 했다고.

5년간의 재활로 건강 되찾아
지금은 건강을 되찾은 임 회장. 그러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재활을 하며 노력했다. “몸의 균형이 잘 맞도록 평소에도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심지어 잘 때도 자세를 바로 잡았고요.”

꾸준한 노력으로 건강을 되찾았듯이 임 회장은 공부도 계속하며 자기계발에 매진하고 있다. 아들 사업을 돕기 위해 입학했던 경기대학교 경영학과는 임 회장이 아프고 난 뒤, 사회복지제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사회복지학과도 전공하고 올 8월 졸업한다.

“몸이든 정신이든 건강해야 하겠더라고요. 스마트폰도 있어 공부도 하기 쉽고요. 그래서 공부의 끈도 놓지 않으렵니다.”
건강과 가정, 모두 잃을뻔했던 임 회장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꾸준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게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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