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뉴딜 우리가 선도한다-에이스멀치

농업용 필름은 폴리에틸렌, 폴리염화비닐 등이 쓰이는데 자연분해에 50~100년 이상 소요되며, 완전히 수거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농촌에서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은 32만 톤으로 추정된다. 그중 품질이 좋은 하우스비닐은 민간에서 수거하지만 흙이나 여타 이물질이 많은 멀칭용비닐은 국가에서 수거나 재활용하고 있지만 연간 6만 톤이 매몰 또는 불법소각되고 있다. 그렇게 방치된 멀칭용비닐은 농촌토양 오염의 주범이자 소각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등 문제가 커 친환경 생분해 멀칭의 개발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 종이멀칭(가운데 하얀색)과 멀칭필름을 깐 경기도 파주의 고추밭

강도 높이면서 자연분해…토양오염 방지·수확량 증가 효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부터 7억7400만원 기술가치 인정받아

광물질 써 강도 높인 종이멀칭
에이스멀치 최현황 대표는 “종이멀칭은 과거에도 개발된 제품들이 있었지만 자연분해되지 않는다는지 바람이나 비에 젖어서 찢어지는 문제 때문에 제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우리 제품은 숯과 견운모로 강도를 높이면서 6개월 이내 자연적으로 분해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말처럼 기존 몇몇 업체의 종이멀칭은 비가 내려서 또는 강풍에 의해 찢기는 문제로 사용하던 농가의 불만이 많았다. 실제로 다른 종이멀칭을 사용했다 큰 낭패를 본 경기도 파주의 한 농가를 설득하기 위해 종이멀칭으로 피해를 봤을 경우 전액 손해보상을 하는 조건을 내걸고 계약을 맺기도 했다. 최 대표는 “그래도 안심을 못한 농업인에게 한 고랑만 종이멀칭을 깔고, 다른 고랑은 원래대로 멀칭필름을 깔았는데 확실히 효과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보통은 15일 이후부터 분해가 시작돼 150일 정도 지나면 종이멀칭은 자연분해된다. 에이스멀치의 제품은 자연분해기간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다. 여기서 중요한 게 분해되는 기간을 조절할 수 있단 점이다. 작물별로 또는 지역별로 분해기간이 차이가 나야 하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건 내구성을 높인 펄프를 써 무게는 줄이면서 강도는 높였고 분해속도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현장실험을 통해 40mm의 폭우에도 찢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역시 바람에도 내구성이 뛰어남을 인정받았다. 잘 찢어지지 않아 기계작업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노동력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에이스멀치는 게르마늄과 마그마 등 40종 이상의 견운암 분말과 친환경 소재를 써 산성화된 토양을 약알칼리성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최 대표는 주장한다. 거기다 토양에 부담이 되는 잔류물이 거의 남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라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 각종 특허 및 인증을 획득한 에이스멀치 최현황 대표

수확량 늘고 일손은 줄고
또다른 이점은 토양의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자외선은 차단해 수확량이 늘어난단 점이다. 최 대표는 “종이멀칭은 내외 온도차이가 6℃ 정도 나는데 뜨거운 여름에 농작물이 타 죽거나 겨울에 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뜨거운 여름에 온도를 낮춰주고, 겨울엔 보온효과를 거둘 수 있다. 종이멀칭은 곧 펄프가 핵심인데 통기성은과 차광력을 높여 일정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거기에 종이멀칭은 제초작업으로 인한 일손뿐 아니라 멀칭작업 시 기계작업이 쉽기 때문에 고령의 농업인에겐 특히 반가운 소식이다. 멀칭작업을 주로 맡는 여성농업인 입장에서도 일손을 크게 덜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노동력 확보가 최대고민인 현실에서 이같은 노동력 감소는 큰 이점이다.

수확량이 늘어나는 경제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고추재배시험에선 멀칭필름을 쓴 밭에선 평당 수확량이 18kg인 반면, 종이멀칭을 쓴 밭은 24kg으로 33% 수확량이 늘었다.

최현황 대표는 자연분해되는 기능성 종이멀칭으로 인한 2019년 특허청의 특허 획득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으로부터 생분해 시험을 통과했다. 이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부터 7억7400만 원의 기술가치 평가를 받았으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으로부터는 창업성장기술 개발사업 1차에도 선정됐다. 한 인삼관련연구소는 인삼재배의 특성을 반영해 분해기간을 1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제품개발을 의뢰하기도 했다.

올해 에이스멀치는 각 도농업기술원과 함께 종이멀칭의 시범포 운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걸 주요목표로 삼고 있다. 그린뉴딜이 주요국정과제로 정해지면서 농업계 역시 무분별한 폐비닐 사용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생분해되는 종이멀칭은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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