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국대학교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오 상 우 박사

 

우리나라도 비민인구 1천만명 시대
즐거운 유산소운동·올바른 식습관 중요
체중 보다 체지방 줄여야 부작용 적어

 

여성들은 비만문제에 매우 민감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몸매 가꾸기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몸매 가꾸기보다는 비만이 만병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 유의해 무엇보다 비만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과체중·비만인구가 10억 명이고 세계보건기구는 2015년에는 이보다 50% 증가한 15억 명의 비만인구가 심각한 건강문제로 고통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비만은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무서운 유행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 세계에서 체중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만이 불러오는 문제와 비만관리 방법에 대해 일산동국대학교병원 오상우 가정의학과장을 만나 알아보았다.


일반적으로 비만인을 어떻게 규정하나?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해서 모두 비만은 아니다. 체중 대비 몸속에 지방량이 얼마만큼 있느냐가 중요하다. 즉 체지방율을 측정해 비만 여부를 측정한다. 남자의 경우 허리둘레가 95cm, 여자는 85cm 이상이면 비만인으로 본다.
지방은 내장 안과 간, 근육 내에 축적된다. 쇠고기에 하얀 마블링이 형성되는 것도 지방이 침착된 것이다. 무엇보다 간과 내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 특히 위험하다.

서양인들 중에는 거대 비만자들이 많다. 이에 비해 한국인들의 비만은 서양인보다 심각하다고는 보지 않는데….
-그렇지 않다. 한국인들이 미국인보다 상대적으로 날씬해 보이지만 비만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이병률(罹病率)이 미국인과 거의 비슷하다.
한국의 비만인은 연간 40만명이 발생한다고 한다. 전체 비만인은 1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구 4명당 1명이 비만일 정도로 한국인의 비만상태는 심각하다.

비만으로 인해 발생되는 병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비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 전 부위에 걸쳐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등을 비롯해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을 유발시킨다. 또한 위암, 폐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갑상선암의 발생 원인이 된다. 그리고 관절염 등 신체 전 부위에 걸쳐 질병 발생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질병이 합병증으로까지 진전되면 위험한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 심지어 비만은 코골이인 수면 무호흡증, 생리불순, 불임, 만성피로, 안압 증가, 천식 등도 유발시키는 등 만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성에게 비만이 주로 발생되는 시기와 원인은?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는 시점에 비만이 촉진된다. 특히 식습관과도 관련이 많다. 옛날엔 기름진 음식이 별로 없었으나 요즘엔 지방성분이 많이 함유된 햄버거,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게 되면서 비만이 촉진되고 있다.
이색적인 것은 농촌여성이 도시여성보다 비만 발생 빈도가 높다. 도시여성들은 가까이에 이웃이 많아 남의 눈을 의식해 몸매를 가꾸는데 신경 쓰지만, 농촌여성은 이웃이 멀어 자신의 몸매를 가꾸는데 소홀히 하게 되고, 바쁜 농사일로 운동을 제대로 못하면서 비만이 될 수 있다.
도시여성 중에는 저소득층과 그 자녀들의 비만 발생률이 더 높다. 이는 직장생활에 쫓겨 운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뿐더러, 맞벌이가정의 자녀들은 값싸고 편리한 패스트푸드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비만을 억제하기 위한 건강관리 요령은?
-먼저 좋은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음식은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 균형식을 해야 한다. 음식섭취에 중화작용을 하는 채소류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 되도록 매끼를 정해진 시간에 맞춰 먹어야 한다. 식사를 거른 뒤 허기진 상태에서 폭식이나 과식을 하면 비만을 촉진하게 된다.
식사는 과식 여부가 확인되는 시점인 20분간 꼭꼭 씹어 먹고, 잠자리 들기 3시간 전까지 모든 식사를 마치는 게 좋다. 음주 시에는 지방질이 많은 안주를 먹게 되어 많은 열량공급의 요인이 되므로 술은 절주해야 한다.
일과 운동은 다르다. 일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며 에너지 축적을 위한 허기를 불러 과식을 유도한다. 하지만 운동은 그렇지 않다. 운동은 즐거운 마음으로 땀이 배어나올 때까지 한다. 몸 안에 축적된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운동을 해야만 살이 빠진다.
농촌여성들의 경우 비닐하우스를 갈 때나 시장에 갈 때 천천히 걷지 말고 땀이 배어나도록 힘차게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운동이 된다. 백화점 쇼윈도를 둘러 볼 때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기 보다는 반드시 걸어서 오르내려야 즐거운 운동이 된다.
잠이 적으면 스트레스가 유발돼 신체 메커니즘이 먹을 것을 요구하게 돼 과식을 유발하므로 잠은 알맞게 자야 한다.

최근 비만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클리닉이 성행하고 있는데?
-1개월 5~10kg가 감량된다는 선전문구로 비만인을 유혹하는 다이어트 요법 중에는 제일 중요한 체지방 감소보다는 근육 등 체중감소에 치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식과 탈수 등의 체중감량으로는 절대 다이어트를 할 수 없다. 비만 탈출은 지방 태우기 즉, 유산소운동으로만 가능하다. 앞서 이야기기한대로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해야 비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근육, 물 위주의 체중감량에만 치중하는 상업적 다이어트요법은 체지방 감량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지방이 더 쌓이는 요요현상을 촉발하기도 한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제대로 처방받아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한편, 고도비만환자, 초고도비만자는 의료적 도움 없이는 취업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환자는 위 절제수술 등을 통해 강제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는데,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비만을 억제하기 위한 각국의 시책은?
-선진국에서는 비만의 심각성을 인식해 정부가 나서 비만관리에 힘쓰고 있다. 일본은 국민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지도하기 위한 식육법(食育法)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지도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보험의 혜택도 적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틀니 보험지원과 비만환자 보험 적용 등의 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 인류생명을 위협하는 예방백신 없는 역병’이라고 판단하고 지구촌 전체의 비만억제를 위한 의료지원 시책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비만인구 증가로 인해 ‘2020년에는 인류 수명이 단축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비만은 비만자 본인뿐만 아니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의 지출을 초래한다. 비만관리를 잘 해야 나라도 튼튼해진다.

 


■  비만&다이어트 관련 서적


「비만제로」


근본적인 비만 원인 해결책을 담은 ‘비만제로’. 이 책은 비만의 근본 원인을 살펴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비만을 부르는 원인의 고리를 끊고 살이 찌지 않는 몸을 만드는 방법을 한의사인 저자의 치료 경험을 통해 소개한다.

이의준·강지혜/느낌이있는책/12,000원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


9년 연속 미국 최고의 명의로 선정된 내과의사, 오프라 윈프리를 넘어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천재 외과교수, 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가 제시하는 방대하고 체계적인 일대일 맞춤형 다이어트 교과서.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김영사/15,000원

 

 

■  WHO 비만 방지 10계명

1. 한국식 식단(야채 위주)을 유지하라.
2. 지방과 당분 섭취를 줄여라.
3. 야채와 과일을 하루 400g 가량 먹어라.
4. 하루에 1시간씩 걸어라.
5. TV를 보거나 걸어다니면서 음식을 먹지 마라.
6. 일기를 쓰듯 매일 건강 일지를 써라.
7. 회식이나 파티를 자주 하지 마라.
8. 담배를 끊어라.
9. 지나치게 빨리 체중을 줄이려 하지 마라.
10. 비만은 병이며 장기적인 투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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