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김치 기원설’ 주장 등 망발

中 농식품에 ‘한국산’ 한글표기도 심각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지 실추 막아야

최근 중국의 민족과 역사와 문화를 한 덩어리로 보는 ‘동북공정’이 김치로 번지며 한·중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한·중 김치 갈등의 촉발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였다. 지난해 11월 환구시보는 중국 쓰촨 지역의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 인증을 받자 ‘김치 종주국 한국의 치욕’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이 김치 적자국이고, 수입 김치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며 김치 종주국의 지위를 중국에 빼앗겼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냈다. 이는 악의적인 가짜뉴스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한국 김치가 중국어로 ‘파오차이’로 번역되고 판매된다는 점을 악용해 마치 한국의 김치 종주국 지위가 중국으로 넘어간 것처럼 왜곡해 보도한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 쓰촨의 파오차이를 우리의 김치와 구분하지 않고 보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 김치(Kimchi)에 관한 식품규격은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회원국들이 이미 국제표준으로 정한 바 있다고 논란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환구시보는 또 중국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절임채소가 한국 삼국시대에 전래돼 김치가 됐다며 김치의 중국 기원설을 재차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도 ‘김치는 중국 5000년 찬란한 문화의 털끝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김치 논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의 동북공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0년 후반부터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의 한 부분’으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중국 내 소수민족의 역사를 모두 중국 역사화 함으로써 향후 벌어질지 모르는 영토분쟁에 대비하려는 속셈이다.

문화·역사대국을 주장하는 중국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문화와 먹거리 베끼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K-팝 등 한류의 세계화에 편승해 중국에서 한국 아이돌그룹의 콘셉트와 의상, 안무 등을 따라한 짝퉁 아이돌이 나오는가 하면, 방송프로그램도 우리의 것을 판박이처럼 베끼는 사례도 허다하다.

해외시장에서 중국산 농산물의 한글 표기로 인한 소비자 혼란과 이에 따른 한국산 농산물의 이미지 훼손 사례도 줄을 잇고 있어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산 과일 포장지에 한글로 표기해 소비자가 중국산 과일을 한국산으로 오인해 구매하는 경우가 있고, 중국산 배 포장박스 겉면에 ‘한국배’로 표시하거나, 중국산 단감을 엉성한 한국어로 표기해 판매하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주요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유력 TV와 식품전문지, SNS 등을 통해 한국산 구별방법을 홍보하고, 통일감 있는 상표디자인을 개발해 부착하기로 했다.

중국의 ‘김치 종주국’ 주장이나 일본의 독도 ‘일본영토’ 주장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역사·문화 왜곡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다양한 채널과 방법을 통해 우리 문화와 역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외교적 마찰을 두려워하지 말고 할 말은 해야 한다. 대응이 미미하고 설익으면 그들은 언제 또 우리의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 우리의 힘을 더욱 키우는 것만이 과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