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특집 -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설 경기...시민들 반응은?

큰집에서도 방문 자제 당부
서울 강동구에 사는 방 모씨(27)는 매년 설마다 동해에 있는 친가에 방문했지만 올해는 가지 않는다. 5인 이상집합이 금지돼 친척끼리 모이기는커녕 할머니가 계신 요양병원에만 잠시 방문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자주는 만나지 못해도 매년 일 년에 두 번은 봤던 친척들과 할머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그마저도 어려운 것이다.

방 씨는 “못해도 명절 아침에는 가족들이 다 모여 차례를 지내고 함께 식사를 했는데 올해에는 방문하지 않고 큰집에서 알아서 지낸다”고 말했다.

한 가정에서 차례상을 차리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오히려 큰집에서도 오지 않는 것을 반긴다. 그는 “최근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동해에 코로나 환자가 증가세여서인지 큰 집에서도 방문을 자제해 달라더라”고 설명했다. 큰집에 가진 못하지만 연휴가 길다보니 1박 정도 여행은 갈 예정이란다. 그는 “연휴가 길다보니 집에 꼼짝없이 계속 있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가족끼리 단촐하게 가까운 곳으로나마 여행을 가려고 숙박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가벼워 진 장바구니
경기 수원에 사는 송경희씨는 올해 설 연휴는 명절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몸은 편하지만 가족끼리 모여 복작거리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 “매년 지방에 있는 큰 집에서 차례를 지냈지만 올해는 다들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따로 차례상을 차리진 않고 네 식구끼리 먹을 명절 음식만 할 예정이라고. 그는 “가까이 지내는 시동생이 있지만 5인 기준 집합금지라 모일 수가 없고, 게다가 아이들이 어려 더욱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각자 가정에서 오붓하게 명절 음식 먹고 쉬면서 지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너무 답답하면 근처의 공원이나 고궁으로 산책 정도만 나갈 예정이라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명절마다 다소 부담스러웠던 명절 장보기 또한 따로 볼 필요가 없어졌다. 그는 “제사나 차례를 지낼 때는 살게 많아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 가거나 고기는 축산도매상가를 이용했는데, 올해는 딱히 장을 크게 볼 필요가 없어 마트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송 씨는 “마트에 가면 코로나 영향인지 과일값, 채소 값이 다소 오른 걸 체감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아 동네마트에서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애매한 5인 금지조치로 애타기도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방문해야 하는 이들의 하소연도 있다. 각 지역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부모님이 추석에 이어 설까지 방문하지 않냐며 서운해한다”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한 맘카페 회원은 “애매한 5인 집합금지조치로 가족 갈등을 부르는 것 같다”면서 “5인 모임 금지를 더욱 강력하게 시행하는 등 현실성 있는 지침이 필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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