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정읍‘시골스런농장’박소현 대표

부모 권유로 대학졸업 후 귀농…“더 큰 꿈 이룰 것”
네이버 스토어팜과 SNS로 70% 판매, 시장 찾아 홍보도

▲ 시골스런 농장 박소현 대표

전북 정읍시 소성면은 두승산(斗升山)과 국사봉(國師峰)을 잇는 해발고도 100∼400m의 낮은 산지가 주를 이룬다. 소성면은 구릉과 침식평야 충적평야 지대로 펼쳐지고, 10여개의 저수지(신점 대성 광산 한골 한정 새내 동계 주동 모촌 애당 월성 두암 광조)가 고루 분포해 전형적인 농경문화를 이뤄온 곳이다. 소성면은 고창 부안 정읍의 3개 군을 경계로 자리 잡아 주변 지역과의 원활한 연계성도 귀농의 장점으로 꼽힌다.

‘시골스런 농장’ 박소현 대표(27·여·소성면 보화리 대성마을)는 소성면의 대표적인 청년여자농부로도, 대농의 꿈을 일구는 당찬 젊은이로도 이름이 높다. 스물세 살이던 지난 2016년 농사에 뛰어들어 9900㎡(3,000평)에 감자농사를 지으며 활발한 직거래 장터 등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농사는 부모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한우를 키우셨거든요. 늘 부모님 곁에서 농사를 지켜보았고, 또 부모님께서도 농사에 대한 자부심이 크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농사를 힘들게 생각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침 대학도 농과대학을 다녔고, 부모님이 농사도 미래가 밝다며 오히려 농사를 권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농사에 뛰어들게 됐지요. 지금 생각하면 참 겁도 없었나 봐요.”

박 대표는 정읍 소성면이 고향이다. 전북대학교 농과대학에서 작물생명을 전공했다. 대학 동료들은 취업공부에 전념할 때 박 대표는 2016년 졸업과 함께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했다.
“친구들이 취직하는 것을 보면서, 귀농에 대한 고민도 솔직히 많았지요. 그래도 결국은 부모님처럼 농사를 택했지요. 농사를 통해서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박 대표의 농사 첫 해는 온통 실패와 고생으로 끝났다. 시작부터 잘해보려는 욕심이 화근이었다. 이것저것 돈 될 만하다 싶은 작물들은 다 재배하려고 덤볐다. 몸은 힘들고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 강원도 토종 감자씨앗을 구입해 생산해낸 정읍 시골스런 농장의 생감자

“귀농 첫 해를 경험으로 깨달은 것이 선택과 집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3천 평을 빌려서, 감자를 단일품목으로 정했습니다. 그렇게 두 해를 보내면서 나름대로 성공적인 수확을 이뤘습니다. 젊음을 이용해 각종 SNS와 직거래 등 다양한 정보망을 풀가동했지요.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면서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금방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았지요.”
그렇지만 농사라는 것이 농부 맘대로만 되지 않았다. 지난해는 지인을 통해 구입한 감자 종자가 말썽을 부렸다. 감자의 불량률이 너무 많았다. 싼 가격에 식당 등 납품을 제외한 직거래 등은 사실상 중단하다시피 했다.

“지금은 종자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강원도의 토종 감자를 선택했지요. 올해는 약1천 박스(1박스 20kg)를 수확해 네이버 스토어팜을 통해 70% 가량을 소비자와 직거래로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카페 등 블로그와 지인 등을 통하거나, 시장 직거래장터 등을 통해서 완판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얼굴 있는 농부시장’ 등 다양한 곳을 찾아 판매와 홍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직거래는 상대와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조금 낯설 수도 있고, 용기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기간이 지나면 소비자들과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믿음도 커지고, 제품구매 확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직거래를 위한 소통방식의 노력과 노하우가 요즘 농사의 절대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들로 박소현 대표는 농산물공판장 이용을 하지 않고 있다. 공판장은 시세변동이 그때그때 너무 클 뿐만 아니라 직거래에 비해 가격도 낮다. 공판장 중심의 거래(출하)는 수익창출이 어렵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농지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작물의 특성에 맞는 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귀농 초기에 밭을 원했지만, 농지은행을 통해 빌린 땅이 논이었지요. 그렇지만 그 땅에 밭작물을 심어야한다는 조건이었지요. 그래서 감자를 심었는데, 벼농사에 특화된 땅이어서 재배에 어려움을 겪었지요. 정부의 농지 임대 정책도 작물의 특성에 맞게 현실화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