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조경현 청송군연합회장

사과농사 천직으로 여기며 행복한 청송살이
심신 지친 회원 위해 건강체조 교육 호응 높아

▲ 조경현 회장은 농업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지금은 사과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사과농사는 천직
올해만큼 힘든 해가 또 있었을까. 2020년도 얼마 남지 않는 이때, 한국생활개선청송군연합회 조경현 회장(57)은 올해를 뒤돌아보며 이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개선회 대부분의 활동이 차질을 빚었고, 다른 지역보다 덜하다지만 장마로 농사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사과농사를 남편과 7000평 정도 짓고 있는데, 과일 떨어지는 거야 항상 있었던 거지만 올해는 진절머리 날 정도로 심했잖아요. 비를 많이 맞으면 당도가 떨어져 비 올 때마다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마음 편할 날이 없었어요.”

수확량은 어쩔 수 없이 줄었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아 손해를 많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자식같은 사과가 떨어질 때면 마음도 철렁인다는 조 회장에게 사과농사는 천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월말부터 부사 수확이 시작되는데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그것도 고민거리었다.

사과특구로 불릴 정도로 사과농가가 특히 많은 청송에서 지금 짓고 있는 규모는 큰 축에도 못 든다는 조 회장. 허나 천직이라 여기며 다른 사람 힘을 거의 안 빌리고 남편과 함께 버텨온 세월이 십수년이다. 천직으로 여기는 농사처럼 인생의 또다른 중요한 부분인 생활개선회 가입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고향이 강릉이에요.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다 결혼은 울산에서 시작했죠. 청송은 남편 고향이죠. 거의 전국을 유랑한 셈이 되네요. 자랄 땐 농사의 농자도 모를 정도로 귀하게 컸었어요(웃음). 좋은 교육이 있다고 해도 무작정 따라 나섰는데 도시에선 돈 주고 받아야 할 교육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좋아 가입하게 됐죠. 그 세월이 벌써 15년이네요. 강릉아가씨가 지금은 사과댁이 됐으니 세월이 진짜 빠르긴 하네요.”

건강, 생활개선회가 책임진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사람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생활개선회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조경현 회장이 생각한 것이 건강체조교육이었다. 지난 6월부터 12회에 걸쳐 개인 체성분 검사부터 영양교육, 그리고 음악에 맞춘 체조와 율동, 그리고 소홀하기 쉬운 스트레칭을 습관화함으로써 회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여러 곳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청송보건의료원에서 전문강사를 붙여주셨고, 농업기술센터에선 영농일자리지원센터에 장소를 마련해 주셨어요. 사람이 많이 모이면 안 되니까 화요일반과 목요일반으로 나눠 따로 교육을 했죠. 건강체조를 배우면서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하니까 다들 얼마나 반가원하던지. 정말 좋은 교육이라고 회원들 평가가 좋아서 꾸준히 했으면 해요.”

한마음대회 예산도 반납한 청송군연합회는 대신 중요해진 방역에 힘을 보탰다. 주왕산이란 명산이 있는 청송엔 유명한 오토캠핑장이 즐비하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외지 관광객도 많은 탓에 캠핌장 주변과 하천일대 청소에 나섰다.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청정한 청송 만들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조경현 회장과 회원들에게 윤경희 청송군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분명 남는다. 그동안 해왔던 효나눔잔치와 다문화여성을 위한 행사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조 회장은 관련예산도 역시 반납했다. 자연재해와 코로나19 때문에 쓰일 곳이 많기도 하고, 내년엔 모든 것이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반납한 것이다.

“그래도 김장봉사는 차마 취소할 수 없었어요. 노인요양원에 회원들을 나눠 1000포기 김장봉사를 했어요. 가족면회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도 김장봉사는 꼭 했으면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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