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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교묘해지는 수법…자녀·기관 사칭부터 코로나19까지■ 특집 - 보이스피싱 검은 마수, 농촌노인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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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04  13: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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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를 통해 자녀를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출처:금융감독원)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점 지능화하면서 무고한 시민들의 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모바일기기 활용에 미숙한 고령의 농촌노인들이 보이스피싱에 더 쉽게 걸려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본지는 다양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를 살펴보고 관계당국의 보이스피싱 예방과 대처법, 그리고 농촌여성 조직을 활용한 농촌노인 보이스피싱 방지 교육의 필요성 등을 제시하고, 보이스피싱을 방지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등도 소개한다.[편집자 주]

피해사례1

통장이 범죄에 이용됐다며 접근

지난 달 보은에 사는 남 모씨(남, 78세)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통장이 타인에게 도용당해 돈이 모두 인출되게 됐으니 지금 통장에 있는 돈을 인출해야 한다. 한꺼번에 모두 인출하면 은행 직원이 의심하니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일부는 남겨놓고 인출해라. 농협 창구 아가씨도 범죄에 연루돼 있을지 모르니 절대 전화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는 말에 깜짝 놀란 남 씨는 세입자가 나가서 돈을 줘야 한다고 은행직원에게 둘러대며 현금 3천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현금을 인출한 후에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인출한 현금은 가짜 돈이고 진짜 돈을 찾아 줄 테니 돈을 전화기 위에 올려놓고 ○○식당 앞으로 나와 경찰관을 만나라”고 하자 당황해서 현금을 시키는 대로 전화기에 올려놓고 부리나케 집을 비우고 경찰을 만나러 나간 남 씨는 식당 앞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아뿔싸 했으나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보니 집안 문은 모두 열려 있었고 전화기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돈은 이미 누군가가 다 가져간 후였다. 

 

피해사례2

은행창구서 지켜본 후 집까지 따라오기도…

올 해 2월 서천의 김 모씨(여, 73세)도 역시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다. “농협 직원이다. 아까 아침에 농협에 왔다 간 것을 봤다. 고객님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이용 돼 조사 중이다. 빨리 돈을 찾지 않으면 할머니도 한 패로 몰려 똑같이 범인으로 몰릴 수 있다. 아까 거래한 은행원도 범죄에 연루돼 있을지 모르니 현금 인출 시 은행원이 사용처를 물어보면 아들 전세금 보태준다고 말해라.” 전화를 끊자 이번에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는 사람에게 또 전화가 걸려온다. “집 주소가 ○○○이 맞지 않는가?”, “통장에 잔액이 ○○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 다 인출하면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으니 일단 1500만 원만 인출해라”

김 모씨는 분명 오전에 은행에 가서 농협창구에서 일을 봤었고, 전화를 한 사람이 본인의 인상착의며, 주소, 심지어 통장잔액까지 정확히 알고 있어서 아무 의심 없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왔다. 평생 농협에서만 거래해 온 김 씨는 본인이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이용됐다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고 동시에 여기저기서 걸려 오는 전화에 혼이 뺏겨 보이스피싱에 낚여버렸다. 보이스 피싱이 날로 진화되고 있다. 고액거래시 은행 직원이 신고할 우려가 있자 범죄자들은 고령의 농촌 노인을 대상으로 영업장에서 지켜본 후 집까지 따라가서 주소를 확인하고 장시간 통화 유도로 타인과의 대화를 차단시키며 정확한 판단에 혼선을 준다.

대출사기나 스미싱 등 여러 종류의 보이스피싱 사기가 있지만 농촌노인들이 주로 당하는 보이스피싱 유형은 기관을 사칭한 후 현금을 찾게 한 후  일정장소에 보관케 하고 절취하는 ‘보관절취형’ 사기가 대부분이다.
김 씨 역시 찾아온 현금을 집안 냉장고에 넣고 서류가 급히 필요하니 지금 주민센터로 가서 등본을 떼어 오라는 말에 부랴부랴 집을 나섰고 찾아온 현금 1500만 원을 고스란히 도둑맞았다.

 

피해사례3

상품권 싸게 살 수 있다며 결제 유도

전라북도 전주에 사는 김 모씨(65세)는 얼마 전 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현재 카카오톡 메시지는 PC를 이용해 보내고 있으며 휴대폰이 고장 나 고치는 동안 잠시 다른 번호로 연락하겠다는 것이다. 김 씨는 카카오톡 프로필에 자신의 딸 사진이 있었으므로 당연히 딸의 연락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얼마 후 낯선 번호로 온 문자에는 자신이 딸이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이어 ‘선배가 운영하는 회사의 상품권을 지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대. 구입을 해줘야 하는데 현금이 부족해. 엄마가 대신 좀 해줄 수있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김 씨는 알겠다고 대답했고 딸은 상품권 결제 사이트 링크를 보내며 김 씨에게 사이트에서 결제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김 씨는 결제를 진행하다 들어본 적 없는 상품권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원래 딸의 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핸드폰이 고장난 게 맞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결제를 진행했다.

결제 후 딸의 번호로 연락이 왔다. 김 씨가 “핸드폰을 다 고쳤냐”고 묻자 딸은 “무슨 소리냐”면서 “영화를 보느라 잠시 못받은 것 뿐”이라고 대답했다. 김 씨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으로 90만 원 가량을 잃은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피해사례4

정부기관 사칭해 금융거래 유도

최근 전화를 통해 정부기관이라며 금융거래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416불 해외결제’라는 허위 메시지를 발송하고 피해자가 발신번호로 전화하면 카드회사인 것처럼 전화를 받아 카드부정사용 신고를 접수했으니 금감원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면서 금감원을 사칭해 피싱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사기범은 금감원 직원 ‘김석제’라고 사칭하며 “피해자 명의로 발급된 계좌가 자금세탁에 이용되고 있다”면서 핸드폰에 원격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원격조종해 카드사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대출을 실행 받아 편취해가는 것이다.

또한 검찰수사관을 사칭해 “현재 대형금융사기에 연루됐다”면서 피해자 입증을 위해 협조를 요구하고 시중 통장이 몇 개 있는지, 개수와 금액 등의 정보 파악 후, 금융감독원의 가상계좌를 열테니 우선 그곳으로 돈을 옮겨두라는 등 검찰을 사칭한 피해 또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러한 경우 특히 수사기관임을 강조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조성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 말 것, 녹취를 위해 조용한 곳으로 옮기라는 등을 요구하며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끔 종용해 피해 위험이 더욱 크다.

금감원은 “검찰, 경찰, 금감원 등 정부 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전화로 자금의 이체, 개인의 금융거래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정부기관을 사칭해 사기 범죄에 연루됐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안전조치 명목으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는 경우는 100% 보이스피싱이므로 이런 전화를 받은 경우 전화를 끊고 대표 전화(대검찰정 02-3480-2000, 경찰 112, 금감원 1332)로 사실여부를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피해사례5

똑같은 카톡 프로필에 깜박 속아 99만원 송금

경북 영주의 장○○(女,63세)씨는 남동생으로부터 카톡 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휴대폰이 고장났으니 수리비용 99만 원을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메시지도 컴퓨터로 보냈다고 하고, 평소에도 카톡으로 메시지를 자주 주고받은 사이라 별 의심없이 알려준 은행 계좌로 99만 원을 송금했다. 주민등록번호도 필요하다고 해서 알려줬다. 돈을 보내줘 고맙다는 메시지와 함께 편의점으로 가서 33만 원씩 물건을 3번 산 다음 영수증을 휴대폰으로 찍어 보내달란 거였다.

휴대폰으로 사진 찍는 게 익숙치 않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부탁했더니 아무래도 보이스피싱 같다며 전화를 한번 해보란 거였다. 카톡 프로필이 원래 남동생거랑 똑같은데 무슨 보이스피싱이냐며 화를 냈지만 혹시 몰라 전화를 건 다음에야 사기를 당했음을 알았다. 카톡 프로필을 다시 확인했더니 화면 하단이 이상함을 뒤늦게 확인했다. 장 씨는 신고를 하기 위해 경찰서를 급히 찾았지만 접수 후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한달 생활비나 마찬가지인 99만 원을 허공으로 날린 장 씨는 한동안 쓰라린 속을 달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피해사례6

보이스피싱 수단으로 악용되는 코로나19

코로나19를 보이스피싱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기 동두천의 이○○(여, 61세)씨는 문자 한통을 받았다. 안전 안내 문자가 워낙 수시로 오는 탓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 문자내용은 ‘국내 우한폐렴 급속도확산 감염자 및 접촉자 신분정보 확인하기(news.naver.com/kr)’었다. 이 씨는 문자메시지에 있는 URL(Uniform Resource Locator)을 눌렀고, 모르는 사이 악성 앱이 설치됐다. 이 앱을 통해 계좌번호,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
경기 여주의 이○○(여, 62세)씨도 문자메시지를 받았는데 내용은 ‘농협은행 국민지원 선착순 지급 한도 소진 임박’이었다. 코로나19를 이용한 교묘한 수법에 마침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터라 돈이 급한 처지였던 이 씨는 상담전화를 걸었고, 상담원은 정부지원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부터 상환돼야 하니 계좌이체를 요구했다. 특히 비대면으로 대출방식이 바뀌었으니 원격제어 앱을 깔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공인인증서 등을 알아냈다. 그렇게 350만 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간 다음 아무래도 이상하게 느낀 이 씨는 농협은행을 찾은 다음에야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음을 알았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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