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농부 - 경기 안성‘꼼냥’문현진 대표

캣닙(catnip)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박하류에 속하는 허브로 캣닙(개박하풀) 속에 들어있는 네페탈락톤이라는 성분은 고양이의 기분을 좋게 해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능해결템으로 불린다. 경기도 안성에는 건강한 반려묘의 기호품을 위해 직접 캣닙재배에 나선 청년여성농업인이있다. ‘꼼냥’의 문현진 대표다.

▲ 문현진 대표는 길고양이를 돌보다 고양이 캣닙 재배에 뛰어들었다.

부추밭에서 만난 고양이
꼼냥의 문현진(32) 대표는 경기안성에서 캣닙을 재배하고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고양이를 기르다 자신의 반려묘에게 건강한 캣닙을 주고 싶어 조그맣게 텃밭에서 시작한 농사는 현재 그 규모가 1320㎡(400평) 가까이 된다.
2017년,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직장에 다니던 문 대표는 경기도 안성으로 귀농한 부모님의 농사를 돕다 함께 귀농을 결심하고 시설채소를 재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부추밭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기르게 됐고, 고양이는 문 대표의 보살핌과 사랑을 느끼고 잘 따랐으나 동물병원에서 한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만난 지 20여 일 만에 숨을 거뒀다.
“부추밭에서 만났다고 해서 이름을 부추라고 지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부추를 보고 인생이 바뀐거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물을 이렇게 사랑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느꼈어요.”

평소 길고양이를 무서워하던 문 대표는 그 뒤로 길고양이들을 봐도 지나칠 수 없었다.
“길고양이들 걱정에 집 앞에 사료를 뒀어요. 애들이 처음엔 밥만 먹고 가더니 날씨가 추워지니 집으로 들어오더라고요. 그러던 것이 현재는 11마리가 됐습니다.”
그렇게 ‘고양이 집사’가 된 문 대표는 고양이들을 위해 농사도 짓기 시작했다.
고양이 기호품의 일종인 캣닙을 직접 키워야겠다고 생각한 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들이 대부분 중국산이고, 특히 가공제품의 경우 어떻게 제조되는지 그 과정이 불분명하다는 점에서다. 직접 재배한 캣닙은 수입산 캣닙과 향과색, 품질이 확연하게 달랐다. 문 대표는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 개박하풀이라고도 불리는 캣닙(catnip)

너머 산이지만…
문 대표가 본격적으로 캣닙 재배와 판매에 뛰어든 건 2018 농식품 창업콘테스트를 준비하면서부터다. aT 농식품유통교육원에서 사업계획서 작성 교육을 받던 문 대표는 캣닙 재배·가공을 아이템으로 경진대회 준비했다. 그 결과 아이디어상을 수상했고 이후2019년 지식농업경진대회에서 청년농업인상, 농식품 파란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는등의 성과를 거뒀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화려한 수상실적을 올렸지만 선례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 캣닙재배 농가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고 직접 가공·판매까지 하고 있는 곳은 더욱 적다. 따라서 매번 장벽에 부딪히는 일이 발생한단다.
“캣닙은 아직 작물로서 그 기준이 아무것도 없어서 유기농 인증을 받을 수도 없어요. 반려동물에 사료로 쓸 수 있는 기준에 포함돼 있지도 않고요. 이래저래 넘어야 할 산,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도전은 계속된다.“지난달부터는 아마존에 입점해 판매하고 있어요. 인하대학교GTEP(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에서 하는 프로그램과 연계돼 도움을 받았어요.”

꼼냥에서는 현재 세 가지 제품을판매 중이다. 캣닙을 액체 스프레이 형태로 가공해 판매 중이고, 모래 탈취제,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티백형태의 캣닙 등을 판매한다.
제품을 처음 출시했을 당시 월 수익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현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호품의 수요가 줄어 월 700만 원의 실적을 내며 주춤하지만 여전히 재구매 고객들이 많다고.
“제가 이렇게 상을 받고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고양이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길고양이들에게 이 고마움을 돌려준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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