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청명인’ 서산명가 최영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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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자 대표는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대폭 강화했다.

#‘나는야 조청명인’
조청명인 최영자씨가 운영하는 ‘서산명가’(충남 서산시 부석면)에서는 가마솥을 이용한 전통방법으로 조청을 만든다. 직접 농사지은 쌀과 정성들여 키운 보리로 엿기름을 만들어 섞은 뒤 밭에서 막 캐온 생강과 구절초를 잘 씻어 말려 넣어 24시간을 꼬박 끓여 조청을 만든다. 설탕이나 인공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았지만 단맛이 난다.
“제가 정미소 집 셋째 딸이었어요. 어려서부터 봐온 것이 조청 만드는 것이어서 쉽게 사업을 시작하긴 했는데 어려움이 많았죠. 처음엔 정성들여 조청을 만들면 다 팔리는 줄 알았어요.” 최 대표는 자부심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던 사업초창기를 떠올리며 웃음 짓는다.

어려운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최 대표가 아니었다. 생활개선서산시연합회장을 지내기도 한 최 대표는 2010년 서산시농업기술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농촌소득원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된 이후 가공사업장 ‘서산명가’을 짓고 가마솥, 삭힘 솥, 압축기 등을 들여 전통방식으로 조청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왕 만드는 김에 지역에서 많이 나는 생강이나 구절초, 도라지를 넣어 기능성을 보강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능성 조청을 만들었다.
“때 마침 몇 년째 아기를 갖지 못했던 새댁이 우리 구절초 조청을 먹고 아기를 가졌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정말 눈 코뜰 새 없이 바빠졌어요.” 지금 서산명가의 조청은 인기 상한가다. 백화점에도 납품하고 있고 소비자가 직접 찾아와 만드는 과정을 확인하고 대량으로 주문 하기도 한다. 기능성과 상품성을 인정받아 싱가포르와 중국 등 해외에서도 주문 고객이 늘고 있다.

# 약효 설명 하기 위해 식품영양학 전공하기도
잠깐 외출할 때도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아야만 했고, 산과 들로 꽉 막혀 있던 시골생활이 한때는 너무 답답했었던 최 대표는 요즘 농촌생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코로나19에 먹을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지금처럼 중요했던 적은 없던 것 같아요. 농촌은 돌아보면 자원이 너무 풍부하잖아요. 지금은 이런 농촌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낸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최 대표는 말한다.

2014년에는 농업·농촌 6차산업화 수익모델 시범사업 지원을 받아 가공시설을 HACCP 기준으로 리모델링하고 농축기, 발효기, 포장기 등 설비를 보완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위생시설을 구축했다. 사업규모에 맞는 경영을 하기 위해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전체 판매량의 60%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사업이 계속 확장되다 보니 공부를 더 해야겠더라구요. 감기로 고생할 때는 무를 넣고, 기침이 심할때는 도라지를 넣어 조청을 고면 좋은 건 경험상으로는 알지만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어요.” 조청 관련 논문으로 55세의 늦은 나이에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한 최 대표는 인공적인 단맛이 아닌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조청의 맛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

# 웰빙조청 1인자 되고 싶어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영어로 된 원서를 읽어내고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정말 ‘죽기살기’로 공부에 매달렸다. 그래서 지금은 어머니에게서 전수받은 생강조청 구절초 조청이외에 민들레, 쑥, 당귀, 은행 조청 등 음식궁합을 고려한 다양한 기능성 조청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맞춤형 조청을 개발해 기능성을 강화함으로써 ‘웰빙조청’의 1인자로 우뚝 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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