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김제‘약초가농장’정성희 대표

▲ 약초가농장 정성희 대표(사진 오른쪽)와 남편 이시우씨

대구에서 남편 따라 김제로 귀농 ‘행복한 운명’
1인 방송 유튜브로 즐거운 소비자 신뢰 관계 구축

“대구에서 이곳 김제 만경까지 와서 농사짓고 살줄을 어떻게 알았겠어요. 모두가 사랑의 힘이 아닐까요(웃음). 자연에서 시부모님이랑 함께 공동작업을 하며 지내는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주변에 청년창업농 친구들이 많은데 다들 부러워합니다.”
전북 김제 만경에서 약초가농장을 운영하는 정성희 대표(39·여)는 요즘 약초와 유튜브에 푹 빠져 사는 청년창업후계농업인이다. 김제 만경읍에서 북서쪽으로 만경강에 다다를 즈음 2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조금은 비탈져 보이는 상리마을이 정 대표의 보금자리다.

약초가 농장은 4천여㎡에서 감초·작두콩·비트·여주가 주된 생산 작목이다. 생과로 판매도 하지만 감초차, 작두콩차, 비트차, 여주차도 모두 인기상품이다.
“나름대로 동네서 젊은 층이기도 하고요. 주변에서 유튜브를 하는 창업농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번씩 1인 방송을 즐기고 있지요. 주변의 농가를 찾을 때도 대중에게 소개해주고, 우리집 작두콩 수확을 할 때도 휴대폰을 켜들고 소비자들에 소식을 전해줍니다. 블로그에 올리기도 하고요. 꼭 농장과 관련된 일이 아니어도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일들, 예를 들면 김장배추를 심고 담그고 하는 것들도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담고 함께 즐기다보면 정도 우애도 깊어지지요.”

정 대표는 1인 방송이 주는 효과가 생각보다 크다고 설명한다. 농작업 현장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는 것은 물론 즐겁고 소비자들과의 신뢰관계도 깊어지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간단한 동영상이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소개되는 순간 대중과 소비자들과의 관계가 조금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농작물이 자라고 관리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 때문에 소비자도 믿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작두콩을 심고 무농약 재배하고 수확하고, 작두콩차를 만드는 모습들을 소개하는 것은 그런 과정 자체가 즐거운 일입니다.”

▲ 한 여름철(7~8월) 수확을 앞둔 작두콩 모습

정 대표는 고향이 대구다. 대구에서 대학까지 마쳤다. 직장생활도 대구에서 이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 대표에게 전라도 김제 만경은 상상해보지 못한 단어였다. 남편 이시우씨(38)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직장생활하면서 남편을 만났어요. 대구로 파견근무를 하던 남편을 만나 5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을 했지요. 남편의 고향이 김제였어요. 결혼하고 2007년 쯤 전북 익산시로 직장을 옮겼지요. 그러던 중 남편이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소리를 자주했어요. 제가 몸이 조금 약해보여서 그런 것 같기도 했지요. 결국 2017년에 귀농을 했습니다.”

그렇게 정 대표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만경 상리마을로 귀농했다. 다행이 시아버지 시어머니 모두가 시골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단다. 지금은 정 대표에게 든든한 일손도 돼주고, 어려움을 감싸주는 대변인이기도 하다.
“남편과 둘이서도 충분하지만, 농사라는 것이 해도 해도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지요. 시골에서는 바쁠 때는 부지깽이도 도움이 된다고 하잖아요. 시부모님과 함께하는 것이 좋을 때가 훨씬 많아요. 언제나 내편이 돼주는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자식들이 힘들게 지은 농사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힘이 돼주기 위해서 애쓰시는 모습이 말 안 해도 표시가 나지요. 심지어 홍보도 열심히 해주십니다(웃음).”

정 대표는 주변에서 인기가 많다. 한눈에도 밝고 명랑한 성격이 들어온다. 고객을 대하는 정 대표의 모습은 초롱초롱 해맑고 넉넉하다. 귀농 2년차 정 대표는 그래서 각종 모임도 많다.
강소농 교육과 활동, 블로그·유튜브 활동, 4-H연합회원,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원, 청년창업후계농1기 회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제 만경은 저의 제2의 고향이 됐네요. 지금은 여기가 보금자리가 됐지요. 약초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농장도 조금 더 넓히고,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도 만들어내고, 6차 산업까지 키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겠지요? 가족 모두가 지금처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제일 소중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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