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농촌여성신문‘가족사랑 손편지쓰기 캠페인’

<가족사랑손편지쓰기 2차 공모작 소개 - 두 번째>

‘코로나 19’는 여전히 우리에게 위협적이고, 그 유행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가족간의 사랑과 관심, 추억과 그리움은 코로나 유행시대에 상대적으로 더 소중하고 귀한 가치로 빛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예년과 달리 귀성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손편지로나마 가족간 사랑을 전하고 싶었던 분들도 많았습니다. 꾸준히 손편지쓰기 캠페인에 참여해 주시는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번 신문에는 저희 신문사에 접수된 두 번째 손편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 예쁜 내 딸, 아이 키우느라 힘들지?
   최재희(제주도 제주시)

예쁜 내 딸, 수아야 요즘 육아로 너무 지치고 힘들지?
열 달 배불러 산고를 겪으며, 낳은 귀한 아들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네 모습을 보며, 엄마는 대견하고 자랑스럽단다.
한 아이를 키우는 게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엄마는 잘 알고 있지 않니?
처음 애기 젖먹이고 기저귀 갈아주며 밤잠을 설쳤는데. 어느새 30개월이 넘었구나.
요즘은 좀 컸다고 고집 부리고 떼쓰며 울기도 하는데 뭐가 그리 좋은지 내섹하지도 않고 잘 보듬으며 키우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너를 키우던 엄마의 모습 그대로더구나.
앞으로도 매사에 긍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너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길 바란다. 고마워 수아야 사랑해.

 

# 형, 고맙고 사랑해~
   한상권(경기 화성시)

고르지 않은 날씨에 형. 잘 계신지요?
형을 떠올리면 코끝이 찡하면서 목이 메입니다.
회사일 주야간 교대근무하며 모은 돈을 우리 딸 대학 학자금 대출 받은 것 갚으라며 거금을 쾌척해 주시니 그 은혜 무엇으로 갚을까요? 우리 딸 은주가 대학 졸업하고 병원 취직해 조금씩 갚아나가는 형편을 아시곤 망설임 없이 상환하라며 그 귀한 돈을 주셨습니다.
우리 칠남매에게 부모님과 같은 형과 형수님. 장남이라는 책임감에 항상 집안 대소사 챙기시느라 형제들 뒤 봐주시느라 참으로 고생하셨습니다.
형님, 형수님 덕분에 우리 동기간의 우애는 대한민국 1등입니다. 내 자식 챙기기도 바쁜 세상에 조카까지 챙기시고 동기들에게 큰 사랑 베푸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두 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매일 기원합니다. 여태까지 하지 못했던 말 손편지를 빌어 해 봅니다. “형! 고맙고 사랑해~” 

 

# 청각장애 엄마… 늘 사랑해요
   최민경(경북 영양군)

따르릉… 따르릉… 오랜만에 휴대폰 벨이 울린다. 엄마를 돌보고 계신 요양보호사님의 전화다. 몇 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엄마는 예전의 몸상태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어느 정도 회복하셔서 자식들은 그나마 한시름 덜었다.
청각장애인이신 엄마는 전화기에 대고 연신 가족의 안부만 묻고 계신다. “아빠(남편)는?”, “아가(아이들)는?” 다들 괜찮다는 내 대답은 허공에 맴돈다. 엄마는 청각장애를 갖고 계셨어도 늘 미소와 사랑으로 우리를 지켜주고 키워주셨다. 내가 딸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엄마의 사랑을 깊은 사랑을 알게 되었지만 지금은 엄마의 건강이 제일 걱정이다.
늘 엄마의 행선지를 챙기시며 보살펴 주시는 요양보호사님께 감사드리며 멀리서나마 엄마의 큰 사랑을 느껴보며 편지를 써 봅니다.
 

# 아버지 우리 곁에 오래 계세요
   오미옥(제주도 제주시)

아버지, 사랑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혼자 계시는 아버지를 자주 뵈러가지 못하는 마음 안타깝습니다. 어머님이 떠나신지 5년이 훌쩍 흘러갑니다. 혼자 구순을 바라보면서 끼니를 해결하시며 시골에서 텃밭을 일구며 사시는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찡합니다. 마지막까지 어머니 병상을 지키며 애틋한 사랑을 우리 7남매에게 보여주신 아버지.
옛날 저희가 보리 베고, 유채 베고 하다가 상처라도 나면 쑥을 다져서 천으로 묶어주시던 아버지 손길이 더욱 생각납니다. 그 힘든 농사일을 하시면서 7남매 대학까지 다 보내주신 아버지. 지금은 그 자랑스러운 일곱 개 큰 나무들과 손주, 증손주까지 품으시며 마을에서 제일 부러움 받는다고 자랑하시는 아버지.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여보, 사랑하고 존경해요
   공길여(경남 거제시)

요즘 더운 날씨에 농사 짓는 당신의 모습에 마음이 조금 안쓰럽기도 하고 처음 이장을 맡아서 열심히 마을 일을 하는 모습이 나를 더욱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집안 일에 조금 소홀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들 나이에 열심히 살아가고 봉사하면서 즐거움을 더해간다고 생각하니 내게 에너지가 솟구치네요. 무뚝뚝한 성격 탓에 애정표현을 잘 안한다고 말씀해주는 당신한테 미안해요. 나의 마음은 언제나 한결같이 당신을 사랑하며 존경합니다.
이글을 적으면서 쑥스럽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도 신기하고 감사해요. 여보, 늘 내 곁에서 나를 지며주고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 나의 사랑하는 보물 1호 남편
   주옥선(전남 화순군)

여보. 우리가 벌써 결혼을 해서 둘이 하나 된 날이 30여년이 되었네요. 30년 동안 의견 충돌도 많았지만 아이들 덕분에 많이 웃었고,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상의하기도 하면서 평범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왔네요.
아들 백일쯤엔 당신 교통사고로 많은 충격과 시련이 있었지요. 또 딸아이는 1kg 조산으로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 했었고, 딸을 위해 모든 신경이 다 쓰이던 때 당신은 중장비 사고로 또다시 큰 역경을 겪었죠. 하지만 지금 당신은 내 옆의 든든한 느티나무입니다. 아버님 병환 때문에 어머님 건강도 함께 안 좋아지셨을 때 어머님을 한방병원에 모시고 약도 지어드린 후에 “큰 며느리가 나를 살렸구나”라고 말씀하시며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 당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여보, 우리 가족과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늘 건강하시길 바래요.
당신의 영원한 반쪽 드림  

 

■ 이달의 손편지

아버지,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보시고 계시죠?

                      박선화(전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지원국장)

보고 싶은 아버지~
그리 허망하게 아버지를 하늘나라에 보내드리고 저는 가끔 소리내어 불러 보면서 목이 메입니다. “우리 선화 왔냐?”며 늘 반가운 미소로 맞아 주시던 아버님의 온화한 모습이 아직도 제게는 생생합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병원 면회도 어렵던 3월 마지막 날 즈음… “치료 잘 받으마” 하시며 입원실로 들어가신 아버지. 그런데 너무 허망하게도 병상에 누우신지 하루만에 저희들 육남매 배웅 받으시면서 하늘 길을 떠나셨어요.

가끔 아버지랑 이 곳 부안 바닷가에 가서 소주 한 잔씩 하던 생각이 나요. 언젠가 아버지는 제게 “여자들도 반듯한 직업을 갖고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한다”며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고 말씀해 주셨죠.
저는 아버지 덕분에 농촌지도공무원으로 나름대로 성공적이고 후회없는 삶을 살았어요. 감사합니다. 아버지!!
엄마가 편찮으셔서 아버지는 먼길 떠나시면서도 “엄마한테 잘 해라”는 당부를 잊지 않으셨지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육남매가 한 달에 한 번은 꼭 엄마를 모시고 가족모임을 하고 있어요.
그때마다 아버지께서 즐겨 부르시던 ‘고향초’ 노래가 생각나 한쪽 구석에 몸을 숨기고 눈물을 훔치기도 해요.

요즘엔 모이면 아들들이 부르는 ‘천상재회’를 들으며 아버지를 기립니다.
또 아버지께서 늘 말씀하시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라”는 가르침도 늘 다짐하며 되새기고 있어요.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 때문에 대전 현충원 방문이 어려울 듯해요. 추석 지나고 우리 육남매가 엄마 모시고 아버지 뵈러 갈께요.
아버지께서 하늘에서 저희 지켜보시고 흐뭇한 미소 지으시게 우애하며 살께요. 우리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 안녕!

2020. 9.17 큰 딸 선화 올림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