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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지친 어르신 마음 꽃으로 어루만져요~■창간14주년 특집-코로나19 시대, 농촌노인 돌봄과 봉사활동 이렇게…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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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18  09: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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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대면활동에 제약이 여전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언제 완화될지... 이런 가운데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지역 독거노인들의 육체적․심리적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농촌여성들은 농촌 어르신들의 건강과 생활을 돌보는 봉사활동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농촌여성신문은 창간 14주년을 맞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역에서 땀 흘리는 농촌여성들의 활동 소개를 통해 그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특집기사를 싣는다.[편집자 주]

 

   
▲ 이란우 회장은 어르신들과 꽃길 가꾸기 사업을 통해 모든 주민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전하고 있다.

끝이 보이질 않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이들이 늘어나고만 있다. 특히 홀로 지내는 농촌의 어르신들은 먼 거리는 고사하고 집 밖 출입도 어려워지면서 ‘코로나 블루’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다. 의도치 않은 사회로부터의 격리로 인해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어르신들을 위해 꽃을 가꾸며 위로하는 이가 있다. 바로 한국생활개선여주시연합회 이란우 회장(56)이다.

거동 어려운 어르신 위해 함께 꽃길 가꾸기 사업 함께해
치매안심마을 지정·콩나물 키우기 등으로 마음의 건강 살펴

함께 꽃길 만들어요
경기도 여주시의 꽃길 가꾸기 사업은 아름답고 쾌적한 마을환경 조성이 목표다. 노인일자리 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소득이 마땅치 않은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무엇보다 대외활동을 통해 육체의 건강을 다지는 한편, 꽃을 심는 어르신과 그걸 매일 보는 주민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디에 꽃을 심으면 좋을지 골목골목을 살폈어요. 사람 왕래는 많으면서 풀이 무성한 곳을 골라 어르신 10명과 천일홍, 국화 등을 심었어요. 꽃이 대단한 게 꽃 한송이 심었을 뿐인데 전이랑 후과 아주 달라요. 연세도 많으신 분들이 얼굴 한번 안 찡그리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제가 보람을 느껴요.”

올해로 회장 4년차인 이란우 회장은 생활개선회장보다 부녀회장을 먼저 시작했다. 점동면 청안2리 마을에 대한 애정이 커서다. 쌀과 고구마, 참깨와 들깨 등의 농사에다 저녁엔 치킨집, 그리고 생활개선회장과 부녀회장까지 포잡을 하고 있는 셈인 이 회장은 그야말로 열혈일꾼이다.

이란우 회장을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최근호(89)옹은 “지금까지 부녀회장들이 많았지만 이 회장만큼 열심히 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마을 어귀에 국화꽃을 보며 이젠 가을이 온 걸 알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만족해했다.

이 회장과 국화꽃을 지난 14일 함께 심은 김재은(83) 할머니는 “우리 동네에 꽃이 그득해져 조금 더 살기 좋아진 것 같다”면서 “항상 웃는 얼굴로 우리들을 대하는 이 회장이 항시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주민들과 이 회장이 합심한 마을의 꽃길 가꾸기 사업은 지난해 청안2리가 점동면의 최우수 마을로 선정되는 쾌거를 만들었다.

   
▲ 청안2리 마을 부녀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는 이란우 회장

슬기로운 집콕생활 위해
꽃길 가꾸기 사업 이외에도 이란우 회장은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다양한 사업 유치에도 힘썼다. 지난해 청안2리는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돼 1주일에 1번 강사가 방문해 마을회관에서 전문적인 치매예방 교육이 이뤄졌다.

“지난해엔 노래교실, 웃음치료, 한글교실, 그림그리기 등의 교육이 꾸준하게 진행돼 어르신들이 출석률이 좋았어요. 하지만 올해는 사람들이 모일 수가 없어 대신 생각해낸 게 콩나물 가꾸기였어요.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콩나물 키트 2개를 드리고 하나는 본인들이 집에서 드시고, 하나는 치매를 겪는 어르신들에게 드리고 있어요. 콩나물 하나를 키우는 것도 사람 성격이 다 드러나요. 초록색 콩나물을 가져오기도 하고, 남들보다 2배 키워 오시는 어르신, 키우는 재주가 없으신 어르신도 있고요. 그래도 뭘 키우는 재미를 느끼시는 건 확실한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해요.”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이 어려워하는 게 바로 찬거리를 마련하는 일이다. 음식을 만들어도 같이 먹을 사람이 없으면 그야말로 밥맛이 안 난다. 예전엔 집에서 반찬을 가져와 마을회관에서 나눠먹기도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그것마저 여의치 않아지면서 대충대충 때우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 회장은 두고두고 먹을 수 있거나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청귤청과 레몬청, 맛간장을 시간 날 때마다 만들어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가져다 드렸다는 이 회장.

“사람이 한꺼번에 모여 만들면 금방인데 코로나19 때문에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아쉽지만 입맛에 따라 드실 수 있는 음식을 만들었어요. 음식을 갖다 드리면서 겸사겸사 혼자 적적히 지내시는 어르신들 안부도 묻구요. 음식을 드리면서 이건 음식이 아니라 정이란 걸 느껴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면 그걸로 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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