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 급증…생산자–소비자 거리좁혀

직거래 늘면서 외형 중시하는 유통방식에도 변화

“당신이 직접 텃밭을 돌보거나 농사짓는 농부를 안다면 상표나 유명한 회사 이름은 필요 없다. 생산자와 맺고있는 그 관계가 브랜드이며 먹는 사람과 기르는 사람이 연결되는 것이 순환경제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농업정책가 반다나 시바는 코로나19 이후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서는 생산자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풀풀농장 농산물 꾸러미는 재사용이나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한다.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농산물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면서 산지직송, 온라인 농부시장 등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거리가 좁혀졌다.
특히 외형에 따라 농산물의 등급이 매겨지는 유통방식 개선과 건강한 식문화라는 가치를 내세우는 소규모 농부시장에 밀레니얼 세대 등이 반응을 보이면서 농산물에도 대안적 소비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데 2010년부터 이러한 가치를 알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 소비자들과 소통해 온 이들이 있다. 충남 홍성의‘풀풀농장’을 운영하는 남경숙·이연진부부다. 이들은 땅을 갈지 않고 비료를 넣지 않으며 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 자연농법의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10년째 농산물 꾸러미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 충남 홍성 귀농 10년 차 남경숙 이연진 부부는 직접 자연농법으로 농사지은 농산물 꾸러미를 한 달에 두 번 회원들에게 발송한다.

농사 규모가 크지 않아 다품목 소량생산을 하게됐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직거래를 선택했다고한다. 농산물 꾸러미를 보낼때에는 회원들에게 쓴장문의 편지를 동봉한다. 편지는 풀풀농장이회원들과 유대감을 이어나가는 비결이다.
‘꾸러미 식구들’이라고 정감있게 시작하는 장문의 편지는 마치 꾸러미가 시골에 있는 고향으로부터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남 씨는 “꾸러미로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있다면서 엽서와 아이 돌 수건을 보내는 고객, 꾸러미 농산물로 음식을 해먹고 사진과 연락을 주기도 하는 고객들도 있다”면서 “연락을 받을 때면 하나의 관계가 형성된 느낌이고 농사의 수고로움도 덜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남 씨는 이어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다보니 농산물의 모양새가 예쁘지는 않다”면서 “예전에는 이런 점에서 고객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연농 채소의 특징으로 받아들여주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의 소비방식이 더이상 싼 가격, 예쁜 모양이 아닌 자연과 농가가 함께 상생하는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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