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14주년을 맞는 농촌여성신문에 거는 기대 -

"농업․농촌이 젊은 여성에게도
매력적인 직업과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성공하는 여성농업인을 통해
삶의 모델을 발견하고
도전할 용기를 주는 일 말이다.

젊은 여성의 자아상과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현해갈 수 있는 실험의 장이 돼야..."

▲ 김경미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2005년 농촌진흥청의 여성농업인연구실에 3명이 찾아왔다. 농업에서도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신문을 창간할 예정인데, 창간특집으로 여성농업인에 대한 전국 조사를 하자는 것이었다. 그동안 여러 조사가 있었지만, 이 조사는 여성농업인 자신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는 데 의미가 크다. 그해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1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조사했더니, 집은 농사를 지어도 본인은 농사를 짓지 않는 가정주부, 농업으로 성공하는 사람, 못 배운 공부를 실컷 해 학위를 취득, 여행 다니면서 그냥 즐겁게 삶, 봉사활동 하는 삶,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사업장 운영, 농사에서 은퇴해 여생을 자녀나 손자와 함께 보냄 등이라고 답했다. 즉 사업운영, 학업성취, 정치적 리더와 관련된 성취 욕구는 46.2% 수준이었고, 여기에 사회봉사를 더하면 절반 이상(55.6%)의 여성농업인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인 꿈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농촌여성신문은 이러한 여성농업인의 에너지가 농촌의 활력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여해 왔을까?

그동안 농업에 종사하는 여성이나 승계자가 자신 명의로 된 농지가 없어도 법적 농업인으로 인정하는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개정, 여성과 승계자도 자신이 일한 만큼 성과를 인정받으며 농업경영에 참여하도록 돕는 ‘가족경영협약’ 보급과 확산 등에 농촌여성신문사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농촌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 코로나19 확산은 우리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어 언론매체도 발 빠른 변신이 필요하다. 그럼 변화를 위해 주목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농촌에 사는 젊은 여성은 농업인이 아니면 안 될까?

일본의 사회학자 마스다 히로야는 고령화로 인해 인구 재생산의 잠재력이 극도로 저하된 상황에서 젊은 여성이 머무르지 않는다면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는 지방소멸을 주장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보고(2018)에 따르면 젊은 여성인구 비중이 증가할수록 고용률도 높다고 한다. 우리 농촌 대부분이 소멸지수가 높다. 따라서 젊은 여성을 주목해보자.

농촌여성신문 창간 목표는 여성을 농업의 세상에 가두지 말고 이 땅의 자유로운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와 의무를 되새기는 소통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부터는 농업·농촌의 미래, 특히 젊은 여성에게 익숙한 온라인 접근과 서비스 강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앞으로 농촌여성신문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하자면, 첫째는 농업·농촌이 젊은 여성에게도 매력적인 직업과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이다. 성공하는 여성농업인을 통해 삶의 모델을 발견하고 도전할 용기를 주는 일 말이다. 둘째는 젊은 여성의 자아상과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현해갈 수 있는 실험의 장이 돼야 한다. 셋째는 젊은 여성과 온라인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음을, 그것이 우리 사회에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의미 있는 일임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농촌진흥청은 2018년 여성농업인 연구기능을 다시 편제했다. 여성의 요구를 모으고 만들어진 연구결과를 정책으로 실현하는 일에는 좋은 파트너가 필요하다. 농촌여성신문의 14주년을 축하하며 멋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도 함께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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