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금 주  박사
본지 칼럼니스트
前 농촌진흥청 농촌생활연구소장

 

우리가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느끼는 것은 사람에게 내재된 에너지, 바로 그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힘이다. 그 힘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농촌을 성공적으로 가꿔 나가기 위해 여성들의 힘을 모아야 하고, 여성들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
첫 번째 힘은 체력(體力)이다. 제 아무리 능력이 탁월하고 재산이 많아도 몸이 아프다면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 끼 한 끼의 균형 잡힌 식사가 모여서 신체의 건강이 유지된다. 그러나 잘못된 식습관이나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식원병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농촌에도 파고들었다. 서양에서는 동양인의 우수한 식생활을 배워 실천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잡수시던 전통 한국음식이 다섯 가지 기초식품군을 골고루 갖춘 최고의 균형식이요 건강식이다. 규칙적인 식생활, 충분한 숙면, 알맞은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자! 


두 번째 힘은 활력(活力)이다. 항상 멈춰 있지 않는 전진하는 자세로 활활 타오르는 힘찬 동작이 활력이다. 어떤 일이 주어져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활력에서 나온다. 외부에서 가해지고 내부에서 생리적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넘어서는 방법을 터득해 활력을 키워 나가자! 아침에 일어나서 생수 한 잔을 마시고, 밥이 익어가는 냄새에 행복을 느끼며, 거울 속의 나와 자주 대화를 나눈다. 목청껏 노래를 부르거나 편한 이웃과 마음을 툭 터놓고 수다를 떤다. 무엇보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 한 가지를 꾸준히 즐기면서 1인자가 되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주변의 좋은 일에는 박수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활력을 키워나가자! 


세 번째 힘은 정신력(精神力)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이는 자기 자신의 자신감과 자신의 능력으로써 현재의 불리한 조건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다분히 자신의 의지적인 생각이 포함돼 있는 속담이지만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가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에 우리는 소비생활을 합리적으로 해야 하며 들어오는 돈이 부족하면 있는 돈을 아껴 써야 한다. “밥 한 알도 버리지 말고, 반찬은 먹을 만큼만 덜어 먹으며, 치약은 3mm만 쓰고, 비누도 세 번만 문질러 쓰자”는 일가(一家) 김용기 선생의 정신을 실천해야 할 때다. 인간은 정신력에 따라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한다. 그 차이는 정신에서 나오는 마술적 능력의 활용에서 나타난다. 좌절하거나 나약하거나 의기소침하거나 불행해 지고 싶은 인간은 없다. 자부심과 만족감을 함께하는 마음의 평화, 번영, 행복, 건강 등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들은 정신력에 의해 좌우된다. 내적인 기도나 명상으로 정신력을 기르자!


네 번째 힘은 능력(能力)이다. 위의 세 가지 힘을 키워 나간다면 능력은 저절로 따라온다. 능력은 만드는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없는 능력도 저절로 생긴다. 두메산골 깡촌에 사는 내게 무슨 능력이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성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밥을 짓고,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드는 것은 소박한 능력이며, 식품을 가공하는 일 또한 대단한 능력이요 기술이다.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으며, 컴퓨터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미용사가 아닌데도 남의 머리를 잘 만져 우아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소질을 개발해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틈틈이 책을 읽고, 평생교육 기관이나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배움의 삶을 살자. 이웃이 안고 있는 살아 있는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서로 인정하며, 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지면서 능력을 키워 나가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시절은 이미 지나간 지 오래이다. “암탉이 울면 황금알을 낳는 시대”로 바뀌었다. 여성들이여 자기 성취를 위해 힘을 기르자! 그리고 작은 힘을 모아 농촌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자.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당신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에,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존 웨슬리의 ‘할 수 있는 한’이라는 시를 되새기면서 힘찬 새해를 맞이하자!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