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아뜰리에 권미성 대표

우리가 흔히 식량이라고 하면 쌀, 밀, 콩을 일컫는다. 하지만 쌀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콩의 경우 장류 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식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자급률은 25%에 불과하다.
품질과 수확량의 증대도 중요하지만 국산콩을 활용해 소비자의 입과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공제품의 출시도 중요하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2017년 개발에 성공한 ‘효소처리 콩을 이용한 베이커리 제조기술’을 기술이전했다.

▲ 권미성 대표는 파주의 특산품인 장단콩과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효소처리기술을 이전받은 마카롱을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장단콩 활용한 콩가루+효소처리기술 ‘마카롱’ 출시
국산콩 자급률 높일 디저트로 수요기반 확대 기대

파주의 자랑 장단콩, 마카롱으로 무한변신
경기 파주 아뜰리에 권미성 대표는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활용해 콩 마카롱 개발에 성공해 출시까지 이르렀다. 특히 파주 장단삼백 중 하나인 장단콩을 이용한 점은 권 대표에게 더 의미있는 일이다.

“어머니가 장단콩 농사를 지으세요. 장단콩은 품종이 뛰어난 게 아니라 비무장지대의 청정한 환경, 물빠짐이 좋은 흙, 서늘한 날씨로 단단하고 고소한 장점이 있어요. 헌데 장단콩으로 장류와 두부 정도밖에 만들 수 없던 점은 항상 아쉬웠는데 장단콩을 활용해 마카롱을 만들 수 있게 된 건 저한테 여러모로 행운이에요.”

브런치카페를 운영한 적이 있던 권 대표는 디저트류를 만들어본 경험도 한몫했다. 지금은 만드는 건 물론이고 디저트류 강사로도 지역에서 유명하다. 중학교 자유학년제가 시행되면서 파티셰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는 인기만점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강의가 이뤄지지 못한 건 아쉽다는 권 대표. 하지만 콩 마카롱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장단콩으로 만든 마카롱. 재료를 국산으로 모두 채우고 싶다는 권미성 대표의 열정이 엿보인다.

외국산 마카롱, 재료는 국내산
장단콩으로 만든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수입산 아몬드 가루로 마카롱의 쿠키부분인 꼬끄를 만들었다.
“되도록이면 국산 특히 지역산 농산물로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마카롱의 가장 큰 장점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가짓수를 늘릴 수 있단 거예요. 알록달록한 색깔만큼 들어갈 수 있는 재료는 상상하기 나름이죠. 제철인 블루베리를 넣기도 하고, 흑임자도 가능하죠. 데코레이션으로 산밤을 올리기도 하구요. 꼬끄의 재료까지 장단콩이 들어가니 버터나 치즈 정도만 제외하곤 사실 재료는 신토불이나 마찬가지에요. 마카롱은 외국의 대표적인 디저트인데 속재료를 국내산으로 모두 채운다면 저도 조그맣게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으로서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은 없을 거에요.”

파즈 특산품 장단콩을 활용함으로써 관광기념품으로 성장도 기대한다.
“임진각에서 열리는 장단콩축제에서 콩 마카롱을 선보였는데 이색적인데다 맛도 고소해 금방 동이 났어요.”

권 대표의 마카롱은 콩가루 70%에 아몬드 가루 30%를 섞어 꼬끄를 만든다. 그리고 이전받은 효소의 전처리를 통해 전분을 끊어내는 것, 즉 엉겨붙는 특성의 단백질을 끊어냄으로써 베이커리 제품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과정은 대략 이렇다. 콩을 물에 불리고 효소를 첨가한 다음 세척 후 높지 않은 온도로 열풍처리를 한다. 이걸 말린 후 분쇄해 꼬끄를 만들게 된다. 보통 이틀 정도 소요되는데 수입산 아몬드 가루만 썼을 때보다 노력은 더 들지만 기꺼이 그 고생을 감수한다.

허나 맛이 기존 제품을 따라가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 수입산 아몬드 가루로 만든 마카롱을 먹던 단골들도 콩가루로 만든 지금의 제품과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퀄리티도 상당하다. 콩 특유의 비린내가 걱정이었지만 지금은 권 대표만 알 정도로 미세한 수준이다. 국산재료를 써서 그런지 맛이 오히려 더 고소해졌다는 평가도 많다.

“장단콩으로 만든 마카롱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건 탄수화물을 꺼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단 점이에요. 단백질 덩어리인 콩으로 만든 마카롱은 탄수화물 섭취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즐겨 찾게 될 수 있을 거에요. 앞으로 마카롱 말고도 제과제빵으로 콩가루와 쌀가루 등도 널리 쓰인다면 밀가루를 대체하는 동시에 장단콩의 수요도 무궁무진하게 늘 수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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