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도 편하게 농사-경북 김천시 편이장비사업

과일천국. 김천농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포도의 주산지인 김천의 재배면적은 약 2171ha로 전국 면적 12.6%를 점하고 있고, 김천 과실 생산량의 57.2%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지역특화 작목이다. 자두 역시 최대 주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김천 주소득작목으로 김천 전체 과실생산량의 17.7%를 차지한다. 이외에도 배, 복숭아, 사과 등 대표적인 과수들이 즐비하다.

▲ 자두농사를 크게 짓고 있는 김경자 회장은 전자저울 덕분에 일손이 줄어 수확의 기쁨은 배가 됐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전자저울 보급으로 일손 크게 덜어
오차 적고 고장 거의 없어 여성농업인 만족도 높아

소득 좋지만 노동량 만만찮은 과일농사
한국생활개선김천시연합회 김경자 회장(56)은 구성면 양각리에서 자두농사를 짓고 있다. 김 회장이 살고 있는 구성면 양각리의 또다른 이름은 양각자두마을이다. 양각자두마을은 1997년 전국 최초로 정부로부터 품질인증서를 획득했고, 2002년 정보화시범마을로도 지정돼 IT기술로 새로운 영농기술을 체득하고, 생산량 증대도 이뤄내고 있다.

“고향은 의성인데 대부분 쌀농사를 지었어요. 근데 김천에는 그때도 자두와 포도농사를 많이 짓는다는 얘길 듣고 그게 먹고 싶어서 김천 토박이인 남편과 결혼했어요.(웃음) 그땐 과일이 진짜 귀한 시절이었잖아요.”

지금은 자두농사 5000평과 한우 100여 두, 벼농사 등 마을에서 대농으로 꼽히는 김 회장이지만 만만찮은 노동량은 항상 고민거리였다.

불편한 작업자세, 여성농업인이 감당하기 힘든 무게, 선별하고 포장하는 일은 어쩔 수 없이 몸을 혹사시킬 수밖에 없었다. 허리는 구부린 채 목은 치켜세우고, 손을 힘껏 뻗어 따야만 하는 자두를 수확하고 나면 안 쑤신 데가 없었다고. 600여 명 규모의 김천시연합회의 많은 회원들도 과일농사를 짓고 있어 김 회장처럼 고된 노동은 다들 비슷했다. 그런 고민거리를 깔끔하게 해결해준 게 바로 지난해부터 보급된 이동형 전자저울이었다.

김천시농업기술센터 오은경 자원경영팀장은 전자저울이 이동형으로 여러모로 편리해 평가가 좋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농촌여성 신기술 장비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생활개선회원에게 전자저울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예산은 도비와 시비를 합쳐 70%고, 자부담은 30%입니다. 읍면동 회장들이 전자저울 제작업체 5곳을 꼼꼼하게 비교한 후 지금의 제품을 채택해 보급하게 됐습니다. 무게도 가볍고, 조작이 쉬우면서 편리한 기능이 많아 회원들의 평가가 좋습니다.”

다양한 기능과 오차 적고 내구성 좋아
김 회장을 비롯해 과일농가들이 많이 쓰던 저울은 무게도 많이 잴 수 없고, 오차가 컸으며, 무엇보다 고장이 잦았다. 지금의 전자저울은 무게를 150kg까지 잴 수 있는데다 여성농업인이 들기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와 농산물과 쌀, 육류뿐 아니라 수화물과 택배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300시간으로 길다. 또한 회원들이 좋게 평가하고 있는 건 설정한 무게에 포장을 완료하면 알려주는 기능과 오차가 60kg까진 20g, 150kg까진 50g으로 적다는 점이다. 기존에 쓰던 저울이 고장이 잦아 바쁜 농번기 때 애로사항이 컸던 문제도 해결했다.

전자저울 덕분에 일손을 크게 던 김 회장은 집 근처 구성농협 산지유통센터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제가 키우는 자두품종은 대석과 후무사예요. 6월말부터 7월말까지 자두를 수확하는 시기인데 산지유통센터가 없던 시절엔 일일이 포장하느라 밤새는 일이 부지기수였어요. 지금은 팔렛트에 자두를 실어다 가져다주면 선별과 포장을 도맡아 해주니 큰 도움이 됐죠. 수확이 많을 땐 5kg으로 150박스 넘게 하는데 그걸 다 집에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일이 많았겠어요?”

끝으로 김 회장은 “전자저울로 수확한 걸 잰 다음 가져가면 거기서 다 처리해 주니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스마트농업이 별건가요? 일손 덜어줘 힘 안 들고 농사 짓게 해주니 이게 바로 스마트농업이죠”라고 말하며 덕분에 수확의 기쁨은 곱절이 됐다고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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