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푸드곁두리사업 현장 탐방 - 경기 연천 장기선마카페

농촌인구가 줄어들고 이농가구가 증가하면서 농촌의 폐가, 폐창고 등 사용되지 않는 건물들이 농촌경관을 해치고 있다. 이러한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농촌지역을 활성화 하기 위해 경기도가 ‘로컬푸드 농가형 곁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건강한 디저트 문화 보급과 일자리 창출, 도농교류와 지역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세 번째로 만나볼 사업장은 카페에 커피만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게 해주는 곳이다.경기도 연천군 군남면에 있는 ‘장기선마카페’가 바로 그곳이다. 오랫동안 마농사를 지어온 시아버지 장기선씨의 이름을 딴 이곳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마를 이용한 카페이면서 직접 생산한 참마를 활용해 음료와 디저트를 만들고 지역 로컬푸드 등도 판매하고 있다.

 

▲ 직접 농사지은 신선한 마를 활용한 디저트와 차를 마실 수 있다. 지역주민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마을주민들의 반응도 좋다고.

 

거부감없이 목넘김 좋은 ‘마 밀크’ 인기
사업확장보단 욕심 없이 천천히 나아갈 터

지역 농산물과 마의 결합
장기선마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하 대표는 남편의 고향인 연천에서 40년 넘게 참마 농사를 짓고 있는 시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다 2018년부터 청년창업농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아버지의 마농사 가업을 이어 받아 가족들과 마농사를짓고 있다.

마는 미끈거리는 점액질인 ‘뮤신’ 성분이 풍부해 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런 점액질 때문에 섭취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젊은 층은 마를 접할 기회가 적어 거부감이 더크다.

이은하 대표는 이런 마를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소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카페를 생각하게 됐고, 마침 경기도에서 로컬푸드 농가형 곁두리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신청해 작년 9월에 오픈하게 됐다.

카페 메뉴는 마를 기본으로 한 마밀크, 오미자크림마밀크 등이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오미자나 기타 곡물 등을 마와 적절히 혼합해 메뉴로 개발한 것. 또한, 지역주민들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마을주민들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

“직접 기른 마를 이용한 건강음료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해요. 지역분들에게는 10~20% 정도 할인도 해주기 때문에 가격 부담도 적죠. 또 특색있는 카페다 보니 외지인들이 찾아오는데 손님들이 처음에는 마의 끈적임 때문에 정말 괜찮은지 의심했지만 마시고 의외로 맛있다고 칭찬해주셔서 뿌듯하죠.”

이은하 대표는 앞으로 시즌별로 메뉴를 바꿔가며 카페를 운영할 예정이란다.

 

▲ 직접 농사지은 신선한 마를 활용한 디저트와 차를 마실 수 있다. 지역주민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마을주민들의 반응도 좋다고.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자영업을 했다는 이은하 대표는 경험이 있기에 나름 수월하게 카페를 시작했다고 한다. 경험 없이 무작정 카페에 대한 로망만 갖고 시작하면 힘든 점이 많고, 카페를 시작할 때 카페 수입만으로는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부수입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는 마농사를 지으며 몇 년동안 온·오프라인으로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카페말고도 별도 로 수입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게 없고 카페 수입으로는 가게를 운영하기 힘들죠. 더구나 기관
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면 더더욱 준비를 철저히 해야해요.”

이은하 대표는 위기가 닥쳐도 이겨나갈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농사지은 물량을 완판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 카페를 평생 직장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또 외진 마을에 예쁜카페가 있어서 좋아하는 손님, 음료가 맛있다고 칭찬하는 손님들이 있기에 그들을 위해서라도 카페를 계속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해
요. 그래서 욕심부리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단, 제가 농사지은 물량을 완판하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의 ‘우보천리(牛步千里)’ 행보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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