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CUS - 경북‘ 도시청년시골파견제’

▲ 사진 속 청년들은 2018년 도시청년시골파견제 1기생들이다. 이들은 경북 영주시에‘작은오두막' 이라는 이름으로 웰빙음식과 영어동화책 테마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 유입으로 작은 마을에 활력 불어 넣어
SNS 통한 사업홍보로 문화·관광분야 다양화

산업화 진전으로 청년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벌어진 농촌의 고령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이러한 문제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대부분의 농촌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경북도는 ‘도시청년시골파견제’를 실시해 청년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어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경제력 활성화와 농촌사회 지속성을 높이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눈여겨 볼만한 시책이다.

다양한 창업분야로 농촌에 활기
‘도시청년시골파견제’는 경북도가 인구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시지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을 농촌지역으로 유입시켜 신규 일자리 창출과 청년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2017년에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이다.

2018년에는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에 선정돼 2018년에 100명, 지난해는 100명을 모집해 약 180여 명을 선발했다. 올해도 신규 모집을 완료했다.

‘도시청년시골파견제’는 경북도에 이주·정착하려는 청년들이 제안한 문화예술창작, 청년일반창업, 지역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과 같은 다양한 창업과 창직 아이템에 지원하는 사업이며 현재는 총 109개 사업팀에 178명의 청년이 활동하고 있다. 가장 많은 창업·창직 분야는 음식점 등 일반창업분야이며, 디자인 상품개발, 문화관광사업, 농업·6차산업분야, 체험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활동하고 있다.

경북도청 손병주 청년정책관은 “도시청년시골파견제로 청년·청년가족이 농촌에 유입되면서 마을 평균 연령이 내려가는 변화도 생겼다”며 “지역에 정착하지는 않지만 참여한 청년들의 SNS를 보고 지속적으로 마을을 찾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유입으로 농촌 활성화 도시청년시골파견제의 사업 목적 등을 지속적으로 홍보한 결과 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전국 각지의 청년들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7:1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청년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만큼 성과도 고무적이다.
손 정책관은 “지역에 연고가 없는 도시지역 청년들도 새로운 마을의 구성원으로 흡수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시청년시골파견제의 사업지원기간은 최고 2년이다. 기간동안 마을 안에서 마을주민들의 신임을 받고, 잘 동화된 참여자들의 경우 IT기기에 익숙치 않은 마을 어르신을 대신해 마을 프로젝트의 사무국에서 봉사하는 청년들도 있고, 마을에서 시도조차 못 했던 마을재생사업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농촌에 연고가 없었던 청년들도 새로운 마을구성원으로 흡수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성과다.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 참여한 청년들은 지역 상인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찾는다고 한다.

손 정책관은 “사업분야가 창업·창직분야였기 때문에 시골지역에 이미 형성된 주변상권과 창업아이템 중복으로 인한 마찰이 걱정됐습니다. 그러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의 80% 이상이 SNS를 통해 마을주민보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지역 상인들과의 마찰문제는 적다고 느꼈습니다.”

농촌정착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SNS를 통해 본인들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문화·관광분야의 인프라가 다양화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인인구가 다수이며 작은 슈퍼마켓 조차 없었던 마을에 매일 8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게 만든 문경의 ‘화수헌’사례라고 밝혔다. 경주의 양동마을에서 디자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송드스튜디오’는 양동마을을 모티브로한 디자인 상품을 전국으로 판매하면서 양동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증대로까지 성과를 넓혀 나가고 있다고 한다.

2019년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 산란계 유정란으로 사업아이템이 선정돼 영주에서 남편과두 아이와 함께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퀸’S 유정란’을 판매하고 있는 최윤영씨는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도시청년시골파견제는 역량 강화 교육과 컨설팅 등을 통해 농촌에서 전문적으로 사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정착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믿고 따라올 수 있었습니다.”

최윤영씨는 도시청년시골파견제 덕분에 농촌에서 아무 탈 없이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만큼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책임도 늘어났다고 한다.

“근로자에서 고용주로 바뀐 만큼 스스로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그런 어려움이 있어도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서 도와주며 포기하고 싶어질 때는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힘이 들어도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여유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사업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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