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오서영 수원시연합회장

▲ 한국생활개선수원시연합회는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장문화를 알리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장 담그기’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지춘연 부회장, 오서영 회장, 김명희 총무, 반명의 부회장, 이혜림 운영위원)

코로나19로 어려움 많지만 회원들과 단합
생활개선회 통해 새로운 인생 찾은 회원 많아

코로나19 때문에…
수원시농업기술센터 한 켠엔 20여 개의 장독대가 놓여 있다. 도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 돼버린 장독대는 수원시연합회의 상징이기도 하다. 오서영 회장은 “장 담그기는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장문화를 알리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우리 생활개선회가 꾸준히 하고 있는 활동”이라며 “2월이면 항아리를 소독하고 소금물 풀고, 메주 씻는 사전작업 후 장을 담근다”고 소개했다.

보통 콩 30말로 장을 담그는데 사실 올해는 시작조차 하지 못할 뻔 했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다행히 농업기술센터 측에서 서둘러 하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한 덕에 회원들의 장맛을 무사히 볼 수 있게 됐다. 장은 건강한 밥상의 기본이기도 하고, 수원시연합회 활동 중 핵심이라 오 회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하지만 다른 활동들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면서 아쉬움도 크다는 오 회장.
“다들 그렇겠지만 우리도 모든 행사가 3월부터 죄다 취소됐다”며 “아무래도 사람들이 접촉 자체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봉사모임인 반사랑을 중심으로 꾸준히 해오던 반찬봉사를 할 수 없어 복지센터를 통해 배도라지즙을 대신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사랑 이외에도 오후에 떡을 만들어서 붙여진 이름인 오떡반도 매달 떡을 만들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전달했지만 이마저도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해 수원시연합회는 구운동의 포도농장을 찾아 포도봉지 씌우기 봉사활동을 한 바 있다. 6월 말이면 봉지를 씌워야 해서 일손이 특히 필요한데 당시 1만8000여 개의 봉지를 씌워 큰 보탬이 됐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받고 각종 행사를 통해 연을 맺은 포도작목반 소속의 포도농장에 도움을 줬었는데 코로나19가 계속 길어지면 이마저도 하지 못하게 될까 오 회장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두손 걷어붙이고 자기 일처럼 돕는 생활개선회의 저력을 발휘해 수원시연합회는 지난 3월18일 회원들과 십시일반으로 모은 300만 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써달라고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에 기탁했다.

제2의 인생 찾았어요~
수원시농업기술센터는 농업관련 교육 이외에도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수원시연합회원 역시 이런 교육에 참여해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꽃차교육과 자연염색 교육이다. 꽃차교육은 꽃차 소믈리에 육성을 목표로 기본적인 이론교육부터 여러 꽃차를 섞어 원하는 맛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블랜딩과 장미와인, 꽃양갱처럼 꽃차의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특성화 교육이 주를 이룬다.

김명희 총무도 이곳에서 꽃차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총무는 “자격증을 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경기대에서 중급과정까지 마쳐 이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가르칠 수준까지 됐다”면서 생활개선회 덕택에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됐다고 이 교육에 만족해했다.

이혜림 운영위원은 생활개선회 가입 전에는 농사의 농자도 몰랐고, 더군다나 농업기술센터는 공무원들이 일하는 곳이지 교육하는 곳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이 위원은 “집에서 상추조차 심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찮은 기회에 생활개선회에 가입하면서 천연염색과 쌀베이킹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은 웬만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것에 대해 역시 고마워했다.

오 회장은 수원시연합회에 김명희 총무와 이혜림 운영위원처럼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은 교육으로 제2의 인생을 찾은 이들이 많다고 자랑스러워했다. 70명 회원이 가입한 규방공예 동아리는 조각보, 매듭, 자수 등의 수준높은 작품을 만들고 있다. 10월 열리는 화성문화제에서 이들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오서영 회장은 “생활개선회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생활문화·식문화를 보존하고 확산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자칫 도시에서 외면받고 잊혀지기 쉬운 우리네의 문화를 꿋꿋이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마지막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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