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친한 친구와 손을 잡으며 걷고, 직장동료와 수다를 떨며 식사를 하고, 새로운 취재원과 약속을 잡아 인터뷰를 하고, 퇴근 후 식구들과 마트 쇼핑을 하 ... 이런 나의 소소한 일상들이 이젠 낯설어졌다. 마스크를 하고 손 세정제로 아무리 깨끗이 씻은 손이라도 선뜻 손 내밀어 악수하지 못한다.

인터뷰 차 찾은 관공서에선 사무실 출입이 금지되고, 사적인 약속들은 기약 없이 미 뤄졌다. 지하철에서 헛기침이라도 할라치면 무섭게 꽂히는 눈총을 감내 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전국이 비상이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확진자 판명 문자에 나도 모르게 혐오의 시선을 던 진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에게 혐오 의 시선을 던지는 순간이 가장 큰 위기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촘촘히 연결돼 살고 있는지를 새삼 느낀다. 완벽히 선을 그어 누군가를 격리시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사회다. 지금은 사람이 가장 무섭지만 역설 적으로 가장 큰 힘 역시 사람이다.

한국생활개선아산시연합회원들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우한교민을 환영하고 그들에게 천연비누를 건네며 쾌유를 빌었다. 지나친 두려움은 위기를 낳는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서로 긍정의 힘을 나누고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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