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명의 논밭을 가진 여성 농업인의 37%뿐이란 통계결과도 놀랍지만 그래서 여성농부의 땅 소유를 늘여야 한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더 놀랍다. "그럼 여성 사병 비율을 50%로 올려라" , "큰일은 남자가 다하는데 무슨 공동경영주 등록이냐", "그럴려면 사회주의 국가건설로 가라" 등등의 편가르기 악성댓글은 유독 여성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가족경영협약 강사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농사는 남자가 다하지 뭐, 여자들이야 남자가 시키는대로 하는 거지 알긴 뭘 알아?"이다. 여기에  "남자들이 큰일 하고 나면 우리 여자들이 나머지 일들을 마무리 해야지...가족끼리 꼭 협약서를 써야 하나..."며 손사래를 치는 여성농업인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과연 남자들이 해야 하는 '큰일'이란 뭘까? 취재현장에서 가족경영협약 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직도 남녀평등은, 특히 농업에서의 남녀평등은  갈길이 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협약서를 통해 화목하고 성공적으로 '공동의' 농가를 이끌게 된 모범사례를 접하면서 가족경영협약이 농촌의 남녀평등을 이끄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경영협약서는 종이 한 장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