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스마트 기술의 시대라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예전의 방식을 답습하는 현장은 더 많다. 손과 발과 힘을 써서 이뤄지는 농작업이 특히 그렇다. 그렇게 농부가 도로가에 농작물을 널고 말리는 모습들은 멋진 풍경처럼 뉴스에도 자주 등장한다. 농부의 온몸이 흙과 땀에 젖어 위험스럽게 행해진 노동이었음은 간과되기 마련이다.

이 같은 힘겨움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과학자들이 눈에 띈다. 최근 만난 연구원은 도로가에서 위험하게 참깨를 건조하는 농민들을 보면서, 다용도 ‘농작물건조대’를 만들었다.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양의 농산물을 쉽고 안전하게 건조시킬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또 어떤 연구원은 보리재배 농가의 악화되는 수익구조를 보면서 보리산업 활성화를 고민하던 중에 ‘검정보리’를 만들어냈다.

좁은 공간에서 매일 화분에 물을 주어야하는 고충을 보면서, ‘스스로 물 만드는 화분’을 개발해내기도 했다. 축산농가에서 활용도가 높은 ‘얼지 않는 전열식발판소독조’도 겨울이면 소독조가 얼어붙어 힘겨워하는 농민들을 위한 한 연구원의 배려에서 비롯됐다. 이밖에도 열악한 작업환경을 해소하고 도움을 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발명품들은 수두룩하다. 이들로 인해 올 겨울은 서로 배려하고, 정이 넘치는 훈훈한 시간들로 채워질 것 같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