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도시 어딜 가나 키오스크(자동주문기)가 일반화 됐지만, 3년 전쯤인가 맥도날드 매장에서 처음 마주한 키오스크 앞에서 허둥댔던 기억이 있다. 당시만 해도 하이패스 이용처럼 사람과 키오스크에 의한 주문을 병행해 선택의 여지가 있었지만, 요즘은 키오스크만 있는 매장이 다반사다. 2년 전 쯤에 일본 대형마트를 갔을 때, 넓디넓은 한 층 전체가 단 한 명의 판매원도 없는 무인판매 매장이라 결국 상품 구매를 포기한 적이 있다. 지하철을 탈 때엔 시골에서 올라온 어르신이 혼자 무인판매기에서 승차권을 구입해 지하철을 제대로 탈 수 있을지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결합하면서 삶의 방식이 빠르게 바뀌는 혁명의 시대다. 바뀌는 세상을 부지런히 좇아가지 않으면 디지털 문맹이 되는 건 시간문제지만 도농 간 디지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도시에만 집약적으로 자동화 등 모든 디지털 문명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위한 농촌체험마냥 역으로 농촌 주민이 디지털을 경험하는 도시체험이 필요한 시대다. 자주 사용하진 않더라고 할 줄은 알아야 하고, 변화에 맞춰야 세상을 답답하지 않게 살 수 있다. 도시와 농촌 사는 곳이 어디라도 새로운 문명에 두려움 없는 삶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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