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의 계절이다. 국감에선 절차상 피감기관의 업무소개와 업무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간부들이 소개되는데 농해수위 국감에선 주로 양복 정장을 차려있는 남성들만 줄지어 소개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성임원이 없거나 가뭄에 콩 나듯 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감에선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서삼석 의원은 농협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미국에 1991년 설치된 연방 유리천장위원회를 예로 들며 유리천장위원회를 농협에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농협의 경우, 지역 농협은 여성조합원 30%가 넘는 농협에 한해 여성임원을 두도록 한 여성임원 할당제를 시작해 96%가 넘는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농협중앙회는 여성 임원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농업계 기관들도 양상이 비슷해 국회 농해수위 감사 대상의 고위직 여성비율이 평균 9%에 불과하다. 민간기업보다도 더 두터운 유리천장이고 유난히 농업계가 여성 인재 등용에 인색한 모양새다.

농업 현장에선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여성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중요한 책임 있는 농업 기관의 자리는 남성들 독차지다.

농업계 기관들도 양성평등의 균형 잡힌 관점의 정책을 세우고 시행할 수 있게 여성 대표성을 높이는 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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