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오랫동안 노동의 상징처럼 힘들게 여겼다. 그 힘든 농사가 지겨워 자식들만큼은 도시로, 공장으로 기꺼이 떠나보냈다. 첨단 농기계가 대신한다 해도 거친 농토에서의 작업은 힘겹고 위험천만하다. 특히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여성농업인의 증가는 농작업의 위험성을 더 높인다. 지난해 우리 농업인구의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45%로 전체 고령화율 14.8%의 3배가 넘는다.

농촌인구 고령화의 더 큰 문제는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령에 땡볕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겹다. 낫과 예초기, 경운기 등 거친 농기계도 다뤄야 한다. 이들 농기계는 사고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농진청의 농업인 안전사고 자료를 보면 농기계 다루다 넘어지는 경우가 22.6%로 많았고, 운전사고 21.5%, 추락, 충돌, 접촉 등의 순이었다.

여기에 농촌의 의료 환경도 최악이다. 농진청 자료를 보면, 도시와 농촌의 복지만족도 차이에서 의료를 가장 열악한 분야로 꼽았다. 최근 농진청에서 열린 ‘동북아지역 농업인안전보건 국제심포지엄’에서도 농업인의 안전위험 정도는 대만·일본 모두 같은 상황을 보였다. 그런 만큼 각국 패널 공통의 화두도 ‘농업인의 안전’이었다. 농촌정책의 전제는 이제 ‘농업인의 안전’임을 새겨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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