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공포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9월16일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ASF는 이튿날 연천에 이어 김포, 인천 강화에서도 연달아 발생했고, 의심신고도 계속되는 등 양돈농가를 공황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문제는 ASF 전염원을 아직 특정할 수 없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역학조사 결과, 처음 발생농장을 출입한 축산 차량이 이후 발생농장을 출입하는 등 전파 관련성이 조심스레 추측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ASF가 창궐한 북한지역에서 9월초 태풍과 폭우로 인해 ASF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가 남한으로 유입돼 사람과 차량으로 확산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농식품부는 발생지역을 비롯한 경기·강원 등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했던 것을 경기, 인천, 강원지역 전체로 확대하고(9.24), 3주간 돼지와 분뇨의 타 지역 이동과 반출을 금지했다. 또한 축산시설과 농장, 진입로 등에 대한 대대적인 방제작업과 점검에 들어가는 등 바이러스 잠복기 동안 ASF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계절적으로 사람과 차량 이동이 증가하는 행락철이다. 지역마다 가을축제를 준비하고 있어 ASF 확산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경기 북부지역의 일부 지자체는 ASF 차단방역을 위해 예정된 축제를 취소하기도 했다. ASF는 국가적 재난수준의 가축전염병이다. 농가와 축산관련 업체, 정부는 물론 전 국민의 관심과 주의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적극 동참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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