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농식품부 장관이 지방선거와 총선으로 자진 사퇴한 후 2년 만에 관료출신의 김현수 장관이 취임했다. 일부 농민단체의 반대와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일부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예상대로 비교적 무난하게 장관에 임명됐다.
32년간 여러 분야를 거친 전문 농림관료로서 산적한 농정현안 해결에 거는 농민들의 기대가 자못 크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함께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농업 홀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발표된 내년도 농업예산만 보더라도 그렇다. 내년도 농업예산은 15조2990억 원으로 올해보다 4.4% 늘었다.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1% 증액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지만 국가 전체예산 증액 9.7%의 절반도 안 된다. 더욱이 농업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 밑으로 떨어져 지난 정권보다도 못하다.
이런 농업홀대 정권의 농림기관 수장으로서 장관직을 소신 있게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사람 중심의 농정 개혁’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생산기반 중심 투자로 안정적인 영농여건을 조성해왔다고 판단하고, 우리 농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농과 규모화 된 농가의 균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농촌다움을 유지 발전시켜 누구나 살고 싶고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정치인이 아닌 전문관료인 김 장관이 그간의 경험과 소신을 바탕으로 우리 농업·농촌 발전을 이끌어주길 농민들은 바라고 있다. 정권의 나팔수가 아닌 우리농업의 파수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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