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89년 인천시농촌지도소 소장 자격으로 도·광역시 농촌지도기관장과 일본을 갔었다. 15일 간의 일본 연수 중 먼저 오사카에서 개최됐던 세계꽃박람회를 보러갔었다. 이때 우리 일행을 안내했던 원예시험장 화훼과장은 흑백, 컬러, 슬라이드 세 가지 사진을 찍고자 카메라 3대를 가져갔다. 그는 꽃을 찍다가 카메라 1대를 잃어버렸다. 박람회장엔 수 천의 관람객이 있었기에 우리 일행 모두 카메라를 못 찾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기억을 더듬어 두고 간 곳을 30분 뒤 찾아가니 카메라가 그대로 있었다.

우리 일행은 일본 국민의 높은 품격을 보고 크게 놀랐다. 이후 고속버스를 타고 농촌 여러 곳을 둘러봤다. 이때 일본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검표 수납원이 표를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당시 우린 20~30대의 젊은 청년들이 검표 수납원이었다. 30년이 지난 오늘에도 40~50대 여성으로 바뀐 것 외엔 변함이 없다. 검표원이 필요없는 하이패스가 개발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들 수납원들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어 걱정이다. 이들이 정규직이 되면 경영과 기술요원보다 많아져 도로공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지만 이들의 고용안정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한편, 지능형 전력계측시스템인 AMI의 개발로 검침원이 가정방문을 하지 않고도 전기사용량 검침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한전 검측원 5200명 중 일부를 정규직화 약속했다. 앞으로 AI 무인자동화가 개발되는 추세에 대응 정부는 일본처럼 시대를 앞장서는 일자리 고용 조정에 힘써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